우정바이오 2세 경영 본격화…'차입금·적자' 과제
천희정 대표 취임, 2024년말 CDO로 300억 조달…단기차입금도 162억
2025.06.09 05:11 댓글쓰기

우정바이오 창업주 천병년 대표 별세로 2세인 천희정 미래전략기획실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되며 경영체제가 재편됐다.


고(故) 천병년 대표가 상속 작업을 미리 준비해놓은 만큼 승계에는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다만 누적된 영업손실과 증가한 차입금,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로 인한 CRO(임상시험수탁) 사업 타격 등은 천 신임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우정바이오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천 실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고(故) 천병년 대표 장녀인 천 실장은 1988년생으로 지난 2019년 우정바이오에 입사해 홍보팀장, 전략기획실장 등을 지냈다. 고(故) 천 대표는 지병으로 2025년 5월 별세했다.


우정바이오는 금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천 실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 승계 작업을 사전에 준비해왔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약클러스터 건설로 인한 막대한 차입금 부담과 실적 악화로 천 신임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신약 클러스터 설립 후 차입금 부담 가중


1989년 설립된 우정바이오는 감염관리 솔루션 및 비임상 CRO 서비스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 바이오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인정받아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상장 이후 우정바이오는 제2 도약을 위해 '우정 신약클러스터' 조성에 나섰다. 


2021년 경기도 동탄에 구축된 우정 신약클러스터는 제약사, 스타트업, 바이오벤처 등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개방형 연구실'(랩클라우드)을 갖춘 공간으로, 우정바이오는 벤처캐피탈(VC) 유치, 공유 오피스 사업 등을 통해 수익을 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약 600억 원에 달하는 차입이 발생했고, 대규모 부동산 담보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재무 부담도 함께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산업은행에서 270억 원의 시설자금 대출을 받았으며,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330억 원을 투입했다.


이후 CB 상환 과정에서 현금성자산이 2019년 47억 원, 2020년 41억 원, 2021년 4억 원으로 줄었다. 이후 2022년 35억 원, 2023년 54억 원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40억 원으로 감소했다.


실적 부진도 장기화되고 있다. 우정바이오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내다 2022년 18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우정바이오는 지난해 대출담보부증권(CDO) 방식으로 3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대출담보부증권은 여러 기업이나 개인 대출채권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 금융상품을 말한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했으나 여전히 162억 원이 남아 있고, 현금성 자산은 53억 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차입금 부담에 상속 이슈까지…'재무구조 개선' 향후 숙제


천병년 대표의 사망 이후 상속 이슈도 남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천병년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33.59%로, 이를 상속받는 과정에서 상속세 납부를 위한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할 수 있어 재무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천희정 대표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재무구조 개선이다.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입금 상환 계획 수립이 필요하며, 동시에 수익성 제고를 통한 현금 흐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핵심 사업인 CRO 부문에서 세계적인 동물실험 폐지 움직임에 대응한 사업 전환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경영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


천희정 대표는 최근 취임사에서 "선대 회장님 가치를 존중하고 계승하면서 도전정신과 책임, 그리고 혁신 문화를 바탕으로 우정바이오를 한단계 더 도약시키고, 대한민국 신약개발 산업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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