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삼양·셀트리온, 기업 분할·신설법인 러시
사업 분리 나선 제약바이오···전문성·효율성 향상 등 전략적 '구조 개편'
2025.06.09 17:24 댓글쓰기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기업 분할과 신규 법인을 출범시키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양홀딩스, 셀트리온 등은 최근 인적분할 및 법인 신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확장을 넘어 전문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각 사업의 ‘집중’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자금조달 및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등에 효율적인 방향으로 구조를 개편하면서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 사업 분리 통해 이해충돌 해소···대내외 신뢰 강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22일 ‘인적 분할’을 통해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분리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CDMO 부문만 담당하고, 신설 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가 바이오시밀러 전문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지배하는 형태로 재편된다. 


분할 방식은 수평적 인적분할로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들은 현재 지분율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을 각각 0.6503913 대 0.3496087 비율로 받게 된다.


분할은 9월 16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10월 1일 신설법인 설립, 10월 29일에는 존속법인 변경상장과 신설법인 재상장이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었다. 인적분할은 내부적으로는 ‘사업 성격 및 고객이 달라 이해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CDMO는 고객사로 다국적 제약사를 상대해야 하는데, 자회사에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판매한다는 점은 경쟁사와 이해상충 가능성을 키운다는 점이 지적받아 왔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희귀질환 유전자치료제와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등 신약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임상 단계에 돌입했다. 


결과적으로 CDMO 사업과 신약 개발 사업이 같은 지붕 아래 있는 구조는 CDMO 수주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분할이 결정된 셈이다.


게다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는 삼성물산으로 인적 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 모두 지분율대로 지배해 그룹 차원의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CDMO 사업에 집중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기업과 대형 수주를 더욱 적극 추진할 수 있게 되고, 바이오시밀러 부문은 보다 독립적으로 연구개발과 파트너십 확대를 꾀할 수 있다.


4년만에 의약바이오 사업 분할···‘삼양바이오팜’ 출범


삼양그룹은 지주사 삼양홀딩스가 지난달 30일 의약바이오 사업부를 인적 분할해 ‘삼양바이오팜’을 설립한다고 전했다. 새 회사는 11월 출범하고 당월 말 코스피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삼양바이오팜’ 지난 2021년 삼양홀딩스에 흡수합병된 지 불과 4년 만에 재분할된다. 이번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전문성 강화와 시장 재평가를 노리는 승부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양은 항암제 중심의 원료의약품(API), 주사제 위탁생산, DDS(약물전달시스템)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약개발까지 바이오 분야에서 고도화된 기술력을 갖췄다. 


합병 이후 삼양홀딩스 투자 아래 삼양바이오팜은 글로벌 신약개발, 미용성형 진출, CDMO 확장 등 중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지주사 내 사업부 내에서 실적이 줄곧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이 지주사에 포함되다 보니 외부 투자자들이 삼양바이오 성장 잠재력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번 재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제약바이오 전문성 강화와 독립경영 체제 확립이다. 삼양은 아예 의약바이오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켜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포부다.


이번 상장을 통해 삼양바이오팜은 외부 투자 유치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그간 지주사 체제 하에 묻혀 있던 바이오사업의 내재가치 재평가를 기대하고 있다.


분리 예정인 삼양바이오팜은 항암제 중심의 CDMO 사업과 함께 바이오신약 개발을 병행할 계획이며 중장기적으로는 R&D 투자와 함께 글로벌 기술이전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CDMO 전문 법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 출범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CDMO 전문 자회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을 출범시켰다. 


셀트리온이 기존에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었다면,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 법인 출범은 글로벌 CDMO 시장을 정조준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 일환이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은 바이오의약품 후보물질 발굴, 공정개발, 임상 시료 및 상업용 생산까지 전주기 서비스 제공 계획이며, 인천 송도에 20만 리터급 생산 허브를 구축 중이다. 


현재 CDMO 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독주에 가까운데, 셀트리온은 틈새 공략과 글로벌 진출로 후발주자 입지를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셀트리온은 최대 1.5조 원을 자체 투자하고 ▲해외 특성화 연구소 설립 ▲신규 모달리티 설비 증설 등을 위해 외부에서 1.5조 원을 추가 조달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CDMO 시장은 2029년까지 약 40조 원(305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이에 맞춰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지난 20여 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전 주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CDMO 전문 법인을 세웠다”라며 “원가 경쟁력과 고객 친화 정책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엔드 투 엔드 솔루션’ 제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