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지주사인 콜마홀딩스가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를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전면 리포지셔닝하며,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재정비에 나선다"고 1일 밝혔다.
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등 3대 사업 분야로 지속 성장해온 콜마그룹 내에서 콜마비앤에이치는 수년간 실적 부진과 미래 전략 부재로 본연의 역할을 상실했다는 판단에서다.
회사 측은 "이번 리포지셔닝은 누적된 경영 실패를 바로잡고, 생명과학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한 그룹 차원 근본적인 경영 쇄신 조치"라고 설명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최근 5년간 실적 및 시가총액, 주가 등 주요 경영 지표에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020년 별도기준 956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준 239억 원으로 75%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17.8%에서 5.1%로 큰폭으로 감소했다.
시가총액 역시 2020년 8월 기준 2조1242억 원에 달했지만 불과 5년여 만에 4259억 원(2025년 6월30일 기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기간 7만 원대 주가도 1만 원대로 주저 앉았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최근 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한 계열사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악화가 외부 환경보다는 윤여원 대표이사의 독단적 의사결정과 미래 비전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5년간 핵심 전문 경영인 2명이 연이어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조직 내 전문성과 리더십 모두 심각하게 훼손되며 현재의 경영실패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윤여원 대표이사가 ODM 사업의 본질과 거리가 먼 자체 브랜드 사업을 추진했던 것이 실적 악화의 주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2020년 6월 설립한 자체 브랜드 콜마생활건강(옛 셀티브코리아)은 2021년 5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22년 -15억원 △2023년 -29억원 △2024년 -27억원 등 단 한 번도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누적 적자 100억 원을 넘어서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에는 윤여원 대표이사가 100% 주식을 보유했던 개인회사 케이비랩에 콜마비앤에이치의 완전 자회사인 에치엔지(HNG)를 통해 부당 인력을 지원했던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로 인해 공정위는 에치엔지와 케이비랩에 약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콜마 관계사가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은 콜마 창립이래 처음이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엔에이치 위기 본질이 명확한 만큼 근본적 변화 없이는 회복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정상화와 쇄신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신규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결정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리포지셔닝을 통해 생명과학사업의 핵심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전면적 쇄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단기 실적 회복을 넘어 시장 신뢰 회복과 그룹 미래 경쟁력 강화의 분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