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세브란스병원 개원이 수년간 지연되자 인천 연수구가 연세대학교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병원 유치를 명분으로 각종 혜택을 받은 연세대가 정작 건립 및 개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연세대는 인천시민과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최근 민선8기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연세대가 병원 개원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또 다시 특혜를 요구하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연세대는 인천시민과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연세대 국제캠퍼스 내 지상 15층, 지하 3층, 800병상 규모 종합병원으로 이미 착공은 이뤄졌으나 개원 시점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병원은 당초 2026년 말 개원을 목표로 했지만 연세대는 최근 인천경제청에 개원 일정 조정을 요청하며 2029년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문제의 중심에는 사업비 폭증이 있다.
연세대는 애초 8800억 원이던 사업비가 970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나자 기존 분양 수익(1000억 원)만으로는 부담이 어렵다며 병원 규모 축소 및 수익용지 확대를 요구했고 추가로 3000억 원 상당의 재정 지원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구청장은 “연세대는 이미 수익용 부지 19만8000㎡를 조성 원가로 공급받아 최소 5000억 원 이상 개발이익을 올렸다”며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특혜를 요구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구청장은 공적 재정 투입 논의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 입장을 표하며 “시민 세금을 투입하자는 제안은 타당하지 않다. 공적 재정에 손대기 전에 연세대가 먼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인천경제청은 연세대에 제공했던 혜택 다시 점검해야"
특히 이 구청장은 인천경제청을 향해서도 “이제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단호히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인천경제청은 그동안 연대 측에 제공했던 모든 혜택과 관련해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병원 개원이 미뤄진 상황에서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병원 개원이 계속해서 미뤄지자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의 분노도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 일부 주민들은 도심 내 대로변과 연세대 국제캠퍼스 정문 앞에 현수막을 내걸고 연세대를 공개 비판하며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실제 걸린 현수막에는 “2000억 원 요구하는 세브란스, 송도가 봉이냐?”, “세브란스 송도에서 꺼지세요. 맨날 돈만 요구하고 지겹습니다” 등 강한 메시지가 담겼다.
지역 커뮤니티에도 “병원 짓는다 해놓고 돈 얘기만 한다”, “이제 송도 주민을 호구로 보는 건가”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연세의료원 측은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불투명한 개원 일정에 주민들 불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병원 정상 개원을 위해 행정적 지원은 하되 추가적인 혜택 제공에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