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내부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는 가운데, 가처분 심문 과정에서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삼자 합의 내용이 처음으로 공개되며 경영권과 지배 구조 재편을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2일 오후 대전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친오빠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낸 위법행위 유지(留止) 등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해당 가처분 신청은 윤상현 부회장이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콜마BNH의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자 윤여원 대표가 위법행위 유지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한 것이다.
윤여원 대표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 철회와, 자신의 대표 사임·해임 요구 등 윤 부회장의 경영권 개입을 금지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여원 대표(콜마비앤에이치) 측 법률대리인은 "이번 사안은 임시 주주총회가 개최될 경우 곧바로 경영권 교체로 직결되는 구조"라며 "결과적으로 이는 경영권 탈취 시도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상현 부회장 측은 콜마비앤에이치를 매각한 뒤 그 대금으로 콜마홀딩스 손자회사인 HK이노엔을 매수해 콜마홀딩스 자회사로 편입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남매 공동경영 체제는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 의중에 따른 것"이라며 "윤 회장과 윤 부회장, 윤 대표가 과거 체결한 경영 관련 합의사항을 윤 부회장이 스스로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합의서에는 '윤동한, 윤상현, 윤여원은 본 합의서 작성일 현재 윤동한이 소유한 콜마비앤에이 치주식회사 발행의 보통주식 (128만9064주) 처분과 그 이후 콜마비앤에이치 주식회사(KBH)의 향후 운영과 관련해 신의성실 원칙에 입각해 다음과 같이 상호 합의한다. 윤상현은 KMH 주주이자 경영자로서 윤여원이 윤동한으로부터 부여받은 KMH 사업경영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도록 적법한 범위 내에서 지원 혹은 협조하거나 KMH로 하여금 지원 혹은 협조토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상현 부회장(콜마홀딩스) 측 법률대리인은 "합의서 원문을 보면 가족 간 합의 당사자는 채무자인 윤상현 부회장, 채권자인 윤여원 대표, 그리고 참가인 자격의 윤동한 회장 등 3명"이라며 "채권자 측은 일부 입회인들이 그룹사를 대표해 서명하거나 날인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은 개인 자격으로 입회한 것이지 회사 대표 기관으로서 서명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한 "콜마비앤에이치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나 소집 허가 신청은 상법에 따라 보장된 주주권에 따른 정당한 권리 행사"라며 "이를 가족 간 합의서를 근거로 제한하려는 것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려고 시도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콜마비앤에이치 임시 주총이 열려 이사 2명이 선임된다고 해도 어떤 실질적인 손해로 이어지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번 가처분 신청은 이유가 없으므로 각하 또는 기각해 달라"고 밝혔다.
실적 논란도 충돌…"개선 중" vs "주가·이익 급감"
윤여원 대표 측은 윤 부회장 측이 임시 주총 소집 근거로 제시한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에 대해서도 "최근 개선되고 있다"며 "윤상현 부회장이 촉발한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우려감을 피력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최근 △고부가가치 제형 및 신소재 기반 제품 확대 △중국·유럽·일본 등 수출 시장 다변화 △세종3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등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윤상현 부회장 측은 임시 주주총회 소집은 콜마홀딩스의 적법한 주주권 행사라고 반박했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최대주주로 지분 44.63%를 보유하고 있다.
윤상현 부회장 측은 "2020년에서 2024년 콜마비앤에이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콜마홀딩스와 주주 전체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콜마비앤에이치는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지난 2020년 956억 원에서 지난해 239억 원으로 75%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17.8%에서 5.1%로 큰폭으로 감소했다.
시가총액 역시 2020년 8월 기준 2조1242억 원에 달했지만 불과 5년여 만에 4259억 원(2025년 6월30일 기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기간 7만 원대 주가도 1만 원대로 주저 앉았다.
윤상현 부회장 측은 "콜마홀딩스 주주들의 경영개선 요구도 있었고, 지주회사로서 자회사 경영 개선을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7월 16일까지 추가 자료를 제출받기로 하고 심문을 종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