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펄스장 절제술', 안전성·효과성 충분"
고신대복음병원 임성일 교수 "섬세한 접근 통해 주변조직 손상 최소화"
2026.01.02 12:14 댓글쓰기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부정맥 가운데 하나지만 결코 가볍게 볼 질환이 아닙니다. 심방이 불규칙하고 빠르게 뛰면서 혈전이 생길 수 있고 이는 뇌졸중과 심부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심장내과 임성일 교수는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심방세동 위험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은 규칙적으로 수축해야 하는 좌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빠르고 불규칙하게 떨리는 상태를 말한다.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방 내부에 혈액이 고이면서 혈전(피떡)이 만들어지고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두근거림, 호흡곤란, 어지럼증, 피로감 등이 있으며 특히 뇌졸중과 연관성이 높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심방세동 치료는 크게 약물, 시술,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심박수 조절 및 리듬 조절, 항응고 치료를 중심으로 이뤄지며 초기 치료 단계에서 우선 고려된다. 다만 약물만으로는 정상 리듬 유지가 어렵거나 재발이 반복되는 경우도 적잖다.


약물로 조절이 어렵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시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시술적 치료에서는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이나 풍선냉각 절제술이 주로 사용돼 왔다.


고주파 절제술은 열에너지를 이용해 폐정맥 입구 주변 조직을 국소적으로 절제하는 방식이며 풍선냉각 절제술은 풍선을 폐정맥 입구에 밀착시킨 뒤 냉각 에너지를 주입해 전기 신호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시술 이후에도 재발이 반복되거나 다른 심장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다만 수술은 적용 대상이 제한적인 만큼 임상현장에서는 시술치료가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다.


이러한 시술적 치료 영역에서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방법이 펄스장 절제술(Pulsed Field Ablation, PFA)이다. 펄스장 절제술은 기존 열 기반 시술과 달리 초고속 전기 펄스를 이용해 심장 근육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심장세포의 전기적 특성을 활용해 치료 효과를 내기 때문에 식도, 신경, 혈관 등 인접한 정상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임성일 교수는 “펄스장 절제술은 심장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주변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부정맥이 효과적으로 조절되면 혈전 형성이나 심부전 악화 같은 합병증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펄스장 절제술, 실제 환자 치료 이어지는 현실적인 치료 옵션”

“파라펄스 PFA 시스템, 사용 편의성 높고 시술자 간 결과 편차 줄여”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이 최근 ‘파라펄스 PFA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이런 치료 흐름과 맞닿아 있다.


보스톤사이언티픽이 개발한 파라펄스 PFA 시스템은 파라웨이브 카테터(FARAWAVE PFA Catheter), 파라스타 제너레이터(FARASTAR Pulsed Field Ablation Generator), 파라드라이브 시스(FARADRIVE Steerable Sheath)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하나의 카테터로 꽃 모양과 바구니 모양을 구현할 수 있는 파라웨이브 카테터는 환자마다 다른 폐정맥 해부학적 구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시술자 간 결과 편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교수는 파라펄스 PFA 시스템 초기 개발 단계부터 해당 기술을 직접 경험해 온 의료진이다.


미국 연수시절 파라펄스 초기 개발 단계에서 진행된 동물 실험에 참여하며 펄스장 절제술 가능성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임성일 교수는 “당시 펄스장을 이용한 절제술은 이론적으로는 설명이 가능했지만 실제 임상 적용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이어 “이후 휴먼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기술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지는 현실적인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파라펄스 PFA 시스템은 제도적·임상적 근거도 함께 쌓아왔다.


이 시스템은 2024년 9월 펄스장 절제술에 사용되는 의료기기 가운데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고, 같은 해 12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 고시를 거쳐 국내에 출시됐다.


앞서 2019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고, 2021년 유럽 통합규격인증(CE)을 획득했다. 현재까지 미국, 일본, 유럽 등 65개국 이상에서 허가를 받은 상태다.


임상 연구를 통한 근거도 축적되고 있다. 파라펄스 PFA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50만명 이상 환자에게 사용됐으며 펄스장 절제술 분야에서 가장 많은 임상 근거가 발표된 시스템이다.


펄스장 절제술과 기존 열 절제술 효능과 안전성을 직접 비교한 무작위 임상시험인 ADVENT 연구에서는 펄스장 절제술이 기존 열 절제술과 동등한 수준 안전성과 효과를 보이면서도 시술 시간을 단축하고 시술자 학습 곡선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라펄스 PFA 시스템을 사용한 1만7000명 이상 실제 임상 결과를 분석한 MANIFEST-17K 레지스트리에서는 영구적인 신경마비, 폐정맥 협착, 식도 손상 등이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그는 “심방세동 치료에서 펄스장 절제술의 역할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임상 근거가 충분히 축적된 만큼 환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 임성일 교수 일문일답


Q. 심방세동은 왜 위험한 질환으로 분류되나

A. 심방세동은 단순히 맥박이 불규칙해지는 문제를 넘어 혈전 형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질환이다. 심방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지 못하면 좌심방 내 혈류가 정체되고 와류가 생기면서 혈전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혈전이 뇌혈관으로 이동하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고, 신장이나 비장 등 다른 장기로 이동하면 전신 색전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실제로 심방세동 환자는 정상 리듬을 가진 사람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Q. 심방세동 치료 핵심은 무엇이고, 기존 시술법에는 어떤 한계가 있는지

A. 심방세동 치료 핵심은 폐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유입되는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를 차단하는 것이다. 심방세동 상당수는 폐정맥 부위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전기 신호가 원인이 되기에 이 부위를 전기적으로 격리하면 부정맥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기존에는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이나 풍선냉각 절제술이 주로 사용돼 왔다. 고주파 절제술은 열에너지를 이용하고 풍선냉각 절제술은 냉각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효과는 충분히 입증돼 있지만 에너지가 주변 조직으로 전달될 경우 식도 손상이나 신경 손상 같은 합병증 위험이 항상 존재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Q. 펄스장 절제술은 기존 시술과 어떤 차이

A. 펄스장 절제술은 열이나 냉각을 사용하지 않고 초고속 전기 펄스를 이용한다. 심장 근육세포의 전기적 특성을 활용해 심근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에 식도, 신경, 혈관 등 인접한 정상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안전성 측면에서 장점이 크고, 시술 시간도 비교적 짧다.


Q. 파라펄스 PFA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A. 펄스장 절제술 시스템 가운데에서도 임상 근거와 실제 사용 경험이 가장 많이 축적된 장비라는 점을 중요하게 봤다. 무작위 임상시험과 대규모 레지스트리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돼 있고 글로벌 임상 현장에서 사용 사례가 많다는 점이 도입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Q. 실제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A. 시술 과정이 단순하고 시술 시간이 짧다는 점이 가장 크게 느껴진다. 전신마취가 아닌 수면마취로 진행할 수 있고, 환자 회복도 빠른 편이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학습 곡선이 완만해 시술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대부분의 심방세동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다. 기존에 고주파나 풍선냉각 절제술을 받았던 환자라도 재발 시 다시 시술할 수 있다. 다만 환자 해부학적 구조, 동반 질환, 심방세동 지속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식을 결정한다.


Q.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A. 현재로서는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 부담이 크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다. 이로 인해 치료 효과를 설명해도 시술을 망설이는 환자들이 있다. 다만 임상 데이터와 실제 치료 결과를 보고 시술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Q. 향후 심방세동 치료 방향은 

A. 기술 발전과 함께 시술은 더 간편해지고 안전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심방세동 치료에서 펄스장 절제술 비중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며, 환자 상태에 맞는 맞춤형 치료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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