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리도카인 이어 아산화질소까지…醫 ‘분노’
의협-마취통증의학회·의사회, 경찰 불송치 결정 강력 반발…“살인행위 방치”
2026.04.03 06:08 댓글쓰기

한의사가 의료용 마취제인 아산화질소를 사용했지만 경찰이 ‘보조적 사용’이라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의료계가 분개했다. ‘살인행위’를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의료계는 해당 한의사에 대한 처벌 촉구와 함께 의사의 업무 범위, 자격 등에 대한 기준을 만드는 작업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대한마취통증의학회의사회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사의 무면허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강력한 규제 및 대책을 촉구했다.


최근 부산해운대경찰서는 한의사가 의료용 아산화질소를 진정마취에 사용한 행위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단순한 보조제로 사용했다는 한의사의 주장에 반영된 결과다. 


박상호 의협 한특위 위원장은 “지난해 서울남부지법은 한의사가 전문약 ‘리도카인’을 약침 형태로 사용한 행위에 대해 의료법 위반을 인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의사가 서양의학적 전문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이 면허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사법부가 명확히 판단한 사례로, 이번 사안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은 아산화질소가 단순한 보조제가 아니라 환자의 의식과 호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마취제로서, 사용 과정에 의학적 판단과 응급 대처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동우 연세의대 교수는 “아산화질소가 투여되면, 체내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저산소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돌이킬 수 없는 뇌(腦) 또는 심장 손상으로 인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반드시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의사에 의해 사용돼야 한다”며 “수사기관이 ‘명확한 금지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문제삼지 않는 것은 의료행위의 본질과 위험성을 간과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변성윤 한특위 운영위원도 “한의원에서 아산화질소를 맡다가 쇼크가 와서 병원으로 이송된 사례가 있다”며 “생체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최악의 상황에는 사망도 야기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보조적 사용 명분 내세워 의과 영역 침범”…의사 업무범위 기준 제시 방침


이에 따라 의료계는 정부와 수사당국에 한의사 아산화질소 사용 시도를 즉각 중단시키고, 면허범위를 벗어난 불법 의료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했다. 


임춘학 대한의학회 정책이사는 “진정마취 행위에 대한 명확한 처벌기준을 마련하고 비전문가 불법 자행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리도카인에 이어 아산화질소 등 계속된 한의사의 불법 의료행위 침해를 막기 위해 의사 업무 범위  등에 대한 자체 기준을 마련 중이다. 


이재만 의협 정책이사는 “한의사들이 의과 의료기기는 물론 의약품 사용에 대해 ‘보조적 사용’이라는 핑계를 대며 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며 “이에 보조적 사용이라는 불명확한 기준을 바로잡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의료인 직능 범위를 정하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터라, 의사 업무 영역과 범위에 대해 내부에서 논의해 정부와 국회 등에 제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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