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만성콩팥병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만성콩팥병관리법안’ 발의에 이어 대한신장학회가 해당 법안에 대한 지지 서명을 요청하는 등 질환 관리체계 마련을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는 2015년 17만576명에서 2024년 34만6518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투석 치료를 받는 만성콩팥병 환자도 6만1218명에서 10만2033명으로 늘었다. 만성콩팥병이 개인의 질환을 넘어 사회적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이미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에게는 투석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중요하다.
혈액투석은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빼내 노폐물과 과잉 수분을 제거한 뒤 다시 몸속으로 돌려보내는 치료로, 일반적으로 주 2~3회 이상 장기간 반복 시행된다.
혈액투석을 위해서는 짧은 시간 안에 충분한 혈액이 오갈 수 있도록 동맥과 정맥을 연결해 만든 ‘투석혈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혈액투석 환자 생명선 ‘투석혈관’…협착·폐색 등 조기 발견·관리 중요
환자의 혈액이 투석기로 나갔다가 다시 몸으로 돌아오는 통로인 만큼, 혈액투석 환자에게 투석혈관은 흔히 ‘생명선’으로 불린다.
혈액투석은 장기간 반복적으로 시행되는 치료인 만큼 환자 전신 상태뿐 아니라 혈액이 오가는 통로인 ‘투석혈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치료 지속성 핵심으로 꼽힌다.
맑음내과신경외과의원 권윤재 원장은 “혈액투석 환자에게 투석혈관은 치료를 가능케 하는 전제 조건이자 장기 치료 지속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투석혈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환자 삶의 질과 치료 연속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투석혈관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투석 과정에서 굵은 바늘 삽입과 높은 혈류가 반복되면 혈관 내벽이 두꺼워지거나 혈전이 생길 수 있다.
이때 협착 또는 폐색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예정된 투석을 진행하지 못하거나 응급 시술이 필요하다.
다행히 투석혈관 이상은 완전히 막히기 전 작은 신호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투석 후 지혈시간이 이전보다 길어기저나 투석 중 혈류가 잘 나오지 않을 때다.
팔이 붓거나 통증이 생기는 경우나 평소 만져지던 혈관 떨림이 약해질 때 등이 대표적이다.
권 원장은 “투석혈관은 완전히 막힌 뒤 치료하는 것보다 협착이 진행되는 단계에서 조기 발견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혈 시간이 길어지거나 혈관 떨림이 평소와 달라지는 등 작은 변화가 반복되면 의료진에게 알리고 혈관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혈관 보존 치료 옵션 발전…환자별 맞춤관리 중요
최근 투석혈관 치료는 단순히 막힌 혈관을 뚫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한 번 만든 혈관을 가능한 오래 유지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좁아진 혈관 부위에 풍선카테터를 넣어 확장하는 혈관성형술이다. 다만 반복적인 협착 혹은 혈관벽이 딱딱하게 변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풍선 확장만으로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 병변 특성에 따라 초고압 풍선카테터도 고려된다. 초고압 풍선카테터는 높은 압력을 이용해 단단하게 좁아진 혈관 부위를 확장하는 기기로, 풍선이 목표 직경에 맞춰 안정적으로 펴지면서 병변 부위에 확장력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컨퀘스트 포티(Conquest 40)’는 투석혈관 협착 치료에서 사용되는 초고압 풍선카테터로, 섬유화되거나 저항성이 큰 병변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혈관성형술 후에도 같은 부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는 경우에는 스텐트그라프트 삽입이 고려될 수 있다.
스텐트그라프트는 금속망 구의 스텐트에 인공막을 더한 형태이며 좁아진 혈관 부위를 안쪽에서 지지해 혈류 통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반복적인 협착이 발생하는 부위에서는 혈관을 구조적으로 받쳐주고, 혈류가 지나갈 수 있는 통로를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치료 옵션이다.
‘코베라’는 혈액투석 환자 동정맥루 또는 인조혈관에서 발생하는 협착 치료에 사용되는 스텐트그라프트로, 투석혈관을 보다 오래 유지하기 위한 치료 전략 중 하나로 활용된다.
권 원장은 “투석혈관 치료는 환자 혈관 상태 및 협착 위치, 반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다양한 치료기기와 시술 경험이 축적되면서 환자별 혈관 상태에 맞춘 관리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혈액투석 환자 치료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투석혈관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 꾸준한 모니터링이 안정적인 투석 치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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