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정부는 최근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을 추진하면서 CT·MRI를 포함한 영상검사와 검체검사 수가를 조정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필수의료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MRI 운영과 관련해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전속 기준을 완화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필수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 목표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고령화와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심화되는 현실에서 중증·응급·분만·소아의료에 대한 국가적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의료계 역시 그 방향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의료는 진단과 치료라는 두 축 위에서 움직인다. 치료를 강화하기 위해 진단 기반이 약화된다면 의료개혁은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 좋은 치료는 언제나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의료는 진단과 치료 두 축 중심, 치료 강화 위해 진단 기반 약화되면 의료개혁 지속 불가능
오늘날 영상검사는 단순히 영상을 촬영하는 행위가 아니다. 응급실에서 뇌출혈과 대동맥박리를 진단하고, 폐색전증을 확인하며,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병기를 결정하는 과정은 모두 영상검사에서 시작된다.
최근에는 혈관중재술과 종양중재술 등 영상유도 치료가 확대되면서 영상의학은 진단을 넘어 치료에서도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영상진단은 장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검사 적응증을 판단하고, 환자 상태에 맞는 촬영 프로토콜을 설계하며, 조영제 사용 여부를 결정하고, 방사선 안전과 영상 품질을 관리하며, 최종 판독까지 책임지는 과정 모두에 영상의학과 전문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수백에서 수천 장에 이르는 영상을 분석해 작은 병변 하나까지 찾아내는 일은 고도의 경험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의료행위다.
영상검사는 비용이 아니라 ‘의료 기반’
정부는 영상검사를 상대적으로 보상이 높은 분야로 보고 재정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영상검사 수가는 단순한 촬영 행위 대가가 아니다. 첨단 의료장비의 도입과 유지관리, 정기적인 품질관리(Quality Assurance), 방사선 안전관리, 숙련된 전문인력 확보, 24시간 응급 대응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의료 인프라의 비용이 함께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의료정책은 단기적인 비용 절감이 아니라 장기적인 의료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OECD는 최근 진단 오류가 환자 안전뿐 아니라 의료재정에도 상당한 부담을 초래한다고 분석하며, 정확한 진단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의료 질(質) 향상과 의료비 절감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영상의학 전문학회는 공통적으로 전문의 중심의 품질관리(Quality Assurance)와 환자 안전을 영상의학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영상검사 질(質)은 장비보다 시스템과 전문인력에 의해 유지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생존율은 높아지고 치료비는 감소한다. 뇌졸중과 심혈관질환 역시 수 시간의 진단 지연이 평생의 장애를 결정하기도 한다.
정확한 영상진단은 의료비를 증가시키는 비용이 아니라 중증질환을 예방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의료투자 가운데 하나다.
최근 세계 의료는 ‘얼마나 적게 쓰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을 개선했는가’를 평가하는 가치기반 의료(Value-Based Healthcare)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의료 가치는 검사 건수가 아니라 환자 생존율과 삶의 질(質), 그리고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줄이는 데 있다.
영상의학 역시 단순한 검사량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을 통해 환자 예후를 개선하는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정책 역시 이러한 국제적 흐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의료개혁은 정확한 진단 기반이 구축될 때 완성 가능성 높아져
MRI 운영기준 완화 역시 신중해야 한다. MRI는 대표적인 특수의료장비로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전속 전문의 기준은 단순한 행정규제가 아니라 검사 품질과 환자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의료취약지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 대한 예외적 검토는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한 검증과 품질관리 체계 마련 없이 인력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의료기관 간 검사 품질의 편차를 확대하고 국민이 받는 의료서비스의 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물론 과잉검사는 줄여야 한다. 의료자원의 효율적 사용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과잉검사를 줄이는 것과 적정검사까지 위축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필요한 환자가 적시에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은 의료 기본이며, 비용 문제가 아니라 국민 생명과 안전에 관한 문제다.
정책은 특정 분야 수익을 기준으로 설계돼서는 안 된다. 국민이 어떤 의료를 받게 되는지를 기준으로 설계돼야 한다.
필수의료 재정 확충 역시 어느 한 분야 희생을 전제로 하기보다 충분한 원가 분석과 진료현장 의견 수렴, 환자 안전에 대한 영향 평가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
치료와 진단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완성하는 동반자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암 생존율과 의료 접근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뛰어난 치료기술만으로 이루어진 성과가 아니다.
정확한 영상진단과 병리진단, 진단검사의학을 포함한 탄탄한 진단체계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치료와 진단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완성하는 동반자다.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 역시 이러한 의료 본질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재정 효율성은 중요하지만, 환자 안전과 의료 질은 그보다 앞서는 가치다.
영상검사는 특정 진료과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이 정확한 진단을 받을 권리에 관한 문제다.
필수의료를 살리는 길은 더 많은 치료를 하는 데만 있지 않다. 더 정확한 진단을 지키는 것, 바로 그곳에서부터 의료개혁은 시작돼야 한다.
대한영상의학과의사회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정부와 의료계가 충분한 근거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의료개혁을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
???
[] CTMRI , .
MRI .
.
.
.
. . .
,
. , , .
.
. , , , , .
.
‘ ’
.
. , (Quality Assurance), , , 24 .
.
OECD , () .
(Quality Assurance) , () .
. .
.
‘ ’ ‘ ’ (Value-Based Healthcare) .
(), .
. .
MRI . MRI .
.
. .
. . .
, .
. .
, .
.
, . .
. , .
. .
. , .
, .
1년이 경과된 기사는 회원만 보실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