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발견 힘든 췌장암, 정밀검사로 진단율 제고”
천영국 교수(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2026.11.08 20:06 댓글쓰기

체중이 갑자기 줄고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기름진 변이 나타난다면 췌장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 환자 43.3%가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주요 암종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5년 상대생존율 역시 17%로 다른 주요 암종에 비해 훨씬 낮다. 


췌장은 위 뒤쪽, 몸 중심부 깊숙한 곳에 위치한 길이 약 15cm 가늘고 긴 장기다. 해부학적 특성상 종양이 어느 정도 자라기 전까지 초음파 검사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종양이 상당히 커져야만 췌장 주변에 있는 신경이나 혈관을 침범하게 되면서 비로소 상복부 통증이나 등쪽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초기에는 소화불량, 속쓰림, 등 쪽으로 퍼지는 막연한 통증 정도로 나타나 흔한 위장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단기간 체중 감소,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이 진해지는 황달, 기름지고 냄새가 심한 지방변, 갑작스러운 혈당 조절 이상이나 새로운 당뇨 등이 병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대표적 신호다.


이 같은 증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지속되면 췌장 질환을 의심해 보는 게 좋다. 


특히 가족력이 없던 사람에게 당뇨가 갑자기 생기거나 기존 당뇨 조절이 급격히 어려워지는 경우에는 췌장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췌장 이상 소견 땐 CT·내시경초음파 등 정밀검사


일반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조금이라도 췌장에 이상 소견이 관찰되거나 위에 언급한 췌장암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복부 CT 검사를 해봐야 한다. 


복부 CT에서 종괴 소견이 의심되면 내시경초음파(EUS, Endoscopic Ultrasound) 등 정밀검사를 진행한다. 


내시경초음파는 내시경 끝에 초음파 장치를 달아 위나 십이지장을 통해 췌장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 관찰하는 검사다. 일반 초음파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하기 때문에 1cm 미만 작은 병변도 확인할 수 있다.


의심 부위에서 바늘로 조직을 채취하는 EUS 유도 조직검사를 통해 암세포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은 내시경을 통해 담도와 췌관에 조영제를 주입해 폐쇄나 협착 부위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담도가 막혀 황달이 생긴 경우 스텐트를 삽입해 담즙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치료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췌장암 검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정기검진 항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췌장염을 앓고 있는 경우, 새로 진단된 당뇨와 함께 체중이 감소한 경우, 원인 불명 상복부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전문의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위험 요인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 조기발견 가능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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