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때문에 눈(眼) 포기하는 너무도 안타까운 환자들”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정진권 교수
2017.07.12 05:12 댓글쓰기

지금도 대기환자는 15명. 하루빨리 세상을 보고싶은 염원으로 가득찬 이들이다. 각막을 이식해야 만 가족들을 볼 수 있지만 신속하게 절차를 밟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여기서 선택지는 2개다. 국내 뇌사자의 장기기증을 통한 방법과 미국이나 호주 등에 설치된 안(眼)은행을 통해 수입한 각막을 쓰는 경우다. 우선 전자의 경우는 수량이 너무 적다. 장기기증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안구는 해당사항이 없다. 후자는 최소 3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환자 전액 본인부담으로 이뤄져 수술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10일 데일리메디는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각막이식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안과 정진권 교수[사진]를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이날은 이틀 뒤 수술이 잡힌 환자에게 쓰일 각막이 안과에 도착했고 수술 일정을 재차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임상현상에서 느낀 여러 감정이 공유됐다. 


정진권 교수는 “장기기증이 활성화되고 과거보다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각막은 쉽지 않다. ‘저승에 갈 때 다른건 몰라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가족들이 장기기증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운을 뗐다.


실제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센터에서 국내 기증자 사례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사망자 기증으로 150건, 뇌사자 기증은 418건 수준이다. 국내 기증자로부터 총 568건의 각막수술이 진행된 셈이다.


그는 “국내에서 받을 수 있는 각막 수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수입하는 경우가 많다. 원칙적으로 장기이식은 매매가 불가능한데 각막은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수입 각막을 이용해 수술하는 건수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수치는 명확하지 않다. 수입 각막의 경우는 각 병원별로 별도로 보고 및 신고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집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 교수는 “수입 각막은 인증된 공인 안은행을 통해 선제적으로 여러 기준을 파악한 후 진행돼 질적인 문제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환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라고 소개했다.


‘매매가 불가능한 장기’라는 규정과 달리 각막은 최소 300만원에서 500만원정도로 가격이 형성됐고 환자가 전액 본인부담해야 한다. 물론 국내 기증자로부터 받은 각막은 비용이 없다. 다만, 수혜자가 일정금액 보상은 가능하다.


각막이식 환자의 상당수는 저소득층이기 때문에 이 비용이 굉장히 부담스러워 수술을 포기하는 사례도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각막염이나 외상으로 인해 각막이 손상됐는데도 치료시기를 미뤄 이식을 받아야 하는 환자군이 많다. 이들은 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한쪽 눈으로 살아가도 되니 걱정하지 마라’라는 환자 의견이 나올 때마다 안타까움이 커진다”라고 말했다. 


현 상황에서 가장 근본적 해결 방안은 국내 기증자가 많아지는 것이지만, 이 부분은 사실 인식 자체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제도적으로 풀기 어렵다. 


그 대안으로 수입 각막에 대한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정 교수는 “조만간 수술이 잡힌 환자의 경우는 수입 각막을 쓸 수 있게 됐지만, 대기하고 있는 여러 환자는 비용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수입각막 이용 시 일부 급여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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