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제친 개량신약 '실로스탄씨알정'
유나이티드제약 정원태 전무, '차별화·시장성' 기반 효자품목 스토리 공개
2018.04.27 05:31 댓글쓰기

국내 제약사들이 개량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중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실로스탄씨알정'은 오리지널 처방액을 앞질렀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정원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전무(사진)는 26일 열린 '2018 대한임상약리학회 춘계학술대회-제네렉에서 슈퍼제네릭으로'라는 세션에서 '차별화'와 '시장성'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정 전무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연구개발(R&D)과 글로벌화에 집중했다"며 "차별화된 약, 남들이 갖지 않은 약을 개발하고 수요가 충분한 선진시장에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연구개발은 제네릭, 개량신약(IMD), 신물질신약(NME) 등 세 분야로 나뉘는데, 유나이티드제약은 개량신약 개발에 주력했다. 제네릭에 비해 경쟁이 적고, 물질신약에 비해 투자 비용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정원태 전무는 "사노피의 당뇨약 '글리메피리드'는 특허 완료 후 152개 제네릭이 시장에 쏟아졌다. 테바, 씨플라처럼 대량 생산이라도 가능하면 경쟁력이 있겠지만 국내 제약사에겐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또 화이자, 노바티스처럼 신약 개발에 투자할 여력도 부족하니, 개량신약을 선택했다"며 "미국에 진출한 LG화학의 신약 팩티브가 좋은 모델이지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전략은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해 개량신약 항혈전제 '실로스탄씨알정'은 출시 4년 만에 오리지널인 '프레탈(한국오츠카제약)'을 처음 추월했다.

실로스탄씨알의 2017년 처방실적은 315억원대로, 전년 동기대비 34% 성장했다. 반면, 프레탈은 지난해 299억원으로 2016년 325억원과 비교해 8% 처방실적이 하락했다.

실로스탄 이어 가스티안씨알도 발매 1년만에 100억대 블록버스터 등극

신제품 가스티인씨알도 발매 1년 만에 블록버스터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가스티인씨알은 지난해 108억원대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에 출시되자마자 효자품목으로 등극했다.

정 전무는 "실로스탄씨알을 개발하는데 총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며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아 3상 임상을 진행하면서 약을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식약처의 까다로운 허가과정도 힘들었지만, 내부의 압박도 부담이었다"며 "개량신약 개발에 상당히 많은 비용이 투자되다보니 성과에 대한 요구가 늘 있었지만, 자신감을 갖고 과감하게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또한 개량신약 개발 못지 않게 충분한 수요가 있는 시장을 선택, 공략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제약시장이 약가인하, 제네릭 간 경쟁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러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된 것.

실제 국내 제약시장 19조원 규모로 1000조원대에 달하는 세계 의약품 시장의 1.9%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수 비중은 90%로 수출보다 월등히 높다. 

반면, 이스라엘과 스위스 내수시장은 각각 2조2000억원, 8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우리처럼 내수시장이 작지만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TEVA)사의 연매출은 무려 21조원이다.  

정원태 전무는 "국내 제약산업은 내수 중심이고 약가정책도 재정 지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김영란법, 리베이트 처벌법 강화 등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영업 및 마케팅이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보다 규모는 작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스위스나 이스라엘 제약사 모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약을 개발하는 일이 무척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해외 시장은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시장, 중국 러시아,터키 등의 신흥시장, 나머지 저개발 국가로 분류된다. 선진시장은 까다로운 규제가 허들로 작용한다면, 신흥시장 및 저개발국가 시장은 자국 산업 보호가 걸림돌이다.

정원태 전무는 "우리는 미국, 필리핀, 베트남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해 있다"며 "어느 나라든 의약품 시장은 규제 산업이기 때문에 시장을 광역화하고, 큰 시장부터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라이선싱 시 현지화를 원칙으로 하며, 제네릭 수출이나 기술이전, 플랜트 수출 등으로 사업 모델을 다각화했다"며 "제품이나 시장의 성격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해외 진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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