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입원환자 굶나…'급식 대란' 우려감 팽배
고물가로 식사업체 '재계약 포기' 속출…열악한 '식대 수가' 임계점
2023.04.10 12:11 댓글쓰기



고물가 시대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밥값과 달리 병원 식대수가는 제자리 걸음을 거듭하면서 급기야 입원환자 급식 중단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급식 외주업체들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입찰에 응하지 않거나 재계약을 포기하는 등 최근 병원계 환자식 제공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소재 일부 대학병원들이 환자 및 직원 급식 외주업체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실제 서울 A대학병원은 그동안 식당을 운영해온 외주업체가 재계약 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올해 초부터 신규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 중이지만 지원한 업체는 전무한 상태다.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5월까지 새로운 급식업체를 구하지 못할 경우 당장 6월부터는 입원환자 급식 중단 사태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인천 소재 B대학병원은 외주업체와의 계약 추진 과정에서 식당 조리시설 등 개보수와 함께 일정의 지원금 요구를 받고 고민 중이다.


예년에는 원청 주체인 병원이 계약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식대 수가의 척박함이 오랜기간 지속되면서 이제 외주업체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외주업체들이 임계점을 하소연하며 식당 운영을 포기하고 있다”며 “시급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입원환자 급식 대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병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외주업체에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제도상 불가능한 환자식이 아닌 일반직원 식대에 지원금을 얹혀주는 방식이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지원금 지급을 통해 입원환자 급식 중단 사태를 막아내고 있다”며 “병원도 부담이 상당한 만큼 언제까지 이 구조로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은 오랜기간 지속돼 온 식대 저수가에 고물가 사태까지 겹치면서 외주업체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데 기인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입원환자 식대 수가개편 연구’에서도 식대의 원가보전율은 80%에 머물렀다. 나머지 20%는 병원이나 외주업체가 떠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 고물가 시대에 인건비, 재료비까지 급등하면서 외주업체들로서는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3년 기준 입원환자 일반식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은 5090원, 병원급은 4630원으로, 전년대비 100원 가량 인상됐다.


환자 상태에 따라 메뉴가 달라지는 치료식은 상급종합병원이 6630원, 종합병원은 6230원이다. 이 역시도 150원 정도 인상된 가격이다.


입원환자의 빠른 쾌유를 위해서는 균형 잡힌 영양관리가 필요하지만 식대 수가가 비현실적으로 책정돼 있어 양질의 식단 제공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지난 2006년 입원환자 보장성 강화의 일환으로 ‘입원환자 식대 급여화’를 시행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급여화 이후 단 한차례의 식대 수가 인상 없이 유지하다가 병원계의 불만이 높아지자 8년만인 지난 2014년 한 차례 수가를 인상했다. 


이후 2017년부터 ‘자동조정기전’제도를 마련해 해마다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 변동률을 식대에 자동반영하고 있지만 병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2015년 직영가산 폐지 당시 상당수 병원들이 급식 외주화를 선택했던 만큼 외주업체들의 이탈은 입원환자 급식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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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택 09.15 23:31
    과일,쌀.상상을 초월하게 올랐고 사과는 한과어 4000원이 넘는다. 한끼 식대는 후식 식대도 않되는 현실을 정부는 좌시하지말고 빠른 시일에 해결하라!!!
  • 123 04.17 17:14
    직영에서 식비로 남는 경영을 한다는건 대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신지.. 직영은 인건비만 해도 이미 마이너스 적자 상황이고 말도 안되는 식대로 납품업체 재계약시마다 올라가는 식재료값을 감당하는건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보임....
  • kiquee 04.11 17:59
    직영에서는 식단가와 상관없이 식비로 남는 경영을 하고 있는데 또 식대비를 올리는 것은 아니다. 병원 입원비만 올라간다. 대한민국 식대비로 남는 장사 모두 다한다.
  • 수지 04.11 15:04
    병원식대ㆍ소아과 수가 높여주는게 시급해보이네요.
  • 지질이 04.11 08:08
    이 기회에 식대에 대한 급여를 중지하여 보험재정을 다른 유용한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시지요
  • 공단 04.10 16:13
    공단이 환자 식대 가격까지 후려친다..

    의료수가 후려치는 공단이 지버릇 남 못주고 공단의 금전 이익만 생각한다. 사실상 국영의료보험의 본분을 망각하고 단독 독점 의료보험자의 지위로 저수가로 일관한다.

    헌법에 있는 공단의 독점 지위를 파기하고 들어가는 비용을 100% 보전해주는 새로운 보험자를 만들어라. 지가들은 50억씩 자기 직원이 횡령해가도 구경만 한다. 무능하다.

    공단은 진료수가와 식대를 후려쳐 의료기관과 환자를 봉으로 보는 기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악한 공단의 독점 보험지위를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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