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24일 대전 오페라웨딩에서 열린 대전광역시의사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사진 좌측]과 전국의사총연합회 노환규 대표[사진 가운데]가 우연히 마주치며 서로 악수를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10일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노 대표는 경 회장에게 계란을 투척하는 등 폭행사건에 휘말린 바 있다.
이들은 최근 악재가 겹치고 있는 가운데 제37대 의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쓴 미소는 잠시 멈춘 채, 대전시의사회 총회를 축하하기 위한 행보를 한 것이다.
최근 이들 두 수장은 표심을 얻는데 있어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상황과 맞닥뜨렸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는 관련 내용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지난 23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심 항소심에서 경 회장에게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을 인정하며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선에 도전하고픈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만호 회장에게는 매우 불리한 결과다.
이와 관련, 경 회장은 "단 돈 한 푼도 개인적으로 착복한 바 없고 결백하다"며 "모두 회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고심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인데 그것도 의료계에 적대적인 외부세력에 의해서가 아닌 회원들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유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의총 노환규 대표의 경우도 비슷한 시기에 악재를 만났다. 전의총이 박원순 시장 아들 MRI 사건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전의총은 “MRI의 주인공이 마른 체형의 20대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MRI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한 강용석 의원의 주장을 사실상 뒷받침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박 시장 아들인 박주신씨는 세브란스병원에서 MRI를 재촬영, 본인 것임이 확인돼 전의총에 불명예를 안겼다. 의료계는 물론 인터넷 등에서는 전의총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반면 의협회장 출사표를 던진 서울특별시의사회 나현 회장[사진 우측]도 이 날 총회에 참석했는데 두 후보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의연한 모습이 표출됐다.
한편, 이 날 대전시의사회는 신임 회장으로 황인방 원장(순풍산부인과)을 선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