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빈센트, 정확히 가르치고 명확히 배우는 수련병원”
양승호 수련교육부장
2021.11.11 05:5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절치부심(切齒腐心)으로 보낸 1년 세월. 다시금 도래한 전공의 모집 시즌을 맞이하는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해 숙원이었던 상급종합병원 승격의 문턱에서 몇몇 전문과목 전공의 결원으로 고배를 마셔야 했던 만큼 올해는 비장함으로 전형에 임하고 있다. 그렇다고 근간을 흔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의 통합수련 체제를 존중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 해결점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성빈센트병원 양승호 수련교육부장은 그 누구보다 가슴앓이가 심했지만 ‘제대로 가르치고, 제대로 배우는 병원’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명제에서부터 다시금 시작한다는 각오로 2022년 전공의 전형을 준비 중이다.
Q. 전공의 전형 시즌이 도래했다. 올해 전망은 어떠한가
필수의료 전문과목인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의 여전한 약세가 예상된다. 흉부외과 역시 고전이 우려된다. 수련과정이 힘들지 않고 다양한 진로가 보장된 전문과목들은 인기가 여전하다. 최근에는 응급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신경외과 지원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예비 전공의들의 전공과목 선택기준은 안전성과 미래성에 맞춰져 있다. 
 
Q. 각 병원들의 지원자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성빈센트병원의 특장점을 제시한다면
전공의들과 소통 강화에 방점을 두고 싶다. 정기적인 의견청취 자리를 마련하고 유대감 강화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매월 의국장 및 인턴장 협의회를 개최한다. 코로나19 전에는 매년 2차례 야유회를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있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부활시킬 계획이다. 인턴을 위한 ‘멘토-멘티 제도’는 호응이 좋은 편이다.
 
Q. 인턴을 위한 ‘멘토-멘티 제도’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
젊은교수 1명에 인턴 2~3명을 매칭해 진로 상담 등을 돕고 있다. 의과대학에서도 학생과 교수들의 다양한 매칭 프로그램에 운영 중이다. 병원 생활을 처음 접하는 인턴 역시 보다 효율적 적응을 돕기 위해 수 년 전부터 멘토-멘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본인이 관심있는 전공과목 교수가 아니더라도 의사 선배이자 인생 선배로 도움을 주고자 한다.
 
Q. 가톨릭중앙의료원의 통합수련을 궁금해 하는 지원자들이 많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들은 인턴 1년 동안 6개월씩 2개 병원에서 수련을 받는다. 같은 기간 내에 서로 다른 수련기관을 경험하는 것은 분명 장단점이 공존한다. 수련기관 입장에서는 숙소, 식사, 교육방식, 조직문화 등 인턴들이 내리는 평가를 취합해 개선점을 찾고자 노력한다. 인턴 입장에서는 가감없는 평가를 내려주고 병원들은 개선해 나가는 구조다.
 
Q. 레지던트 입장에서는 어떤 장점이 있나
통합수련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들이 하나의 그룹을 형성해 전공의를 공동으로 모집하고 교육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곧 레지던트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병원환경과 임상 사례를 경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각 병원별 특성화를 살린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질환과 술기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단일 수련기관에서는 불가능한 수련방식이다.
 
Q. 성빈센트병원은 의료원 산하 병원 중에 수련교육의 질과 만족도가 높다는 평이다
전공의 교육은 각 전문과목에서 특별한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전공의들이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교수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분기별로 전공의 면담을 실시해 각 전문과목별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와 병원 시스템부터 숙소, 비품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건의사항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필수의료 진료과, 생존 위해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
"전공의 눈 높이 맞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최선"
"개별 병원 노력으로 해결 안되는 필수과에 대한 국가 차원 특단의 대책 절실"
"지도전문의들 지원 필요성 크며 전공의 수술, 시술 등 능력 향상 제도적 뒷받침 마련돼야"  

Q. 내과, 외과에 이어 소청과도 수련기간 3년을 선택했다. 수련현장에서 체감되는 효과는
지원자 입장에서는 전문의 자격 취득기간이 빨라지고, 필수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수련할 수 있는 만큼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해당 과목들 모두 필수의료 분야인 만큼 지원자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아직 효과를 운운하기는 이르지만 해당과목 전공의들이 좀 더 다양한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수련기간 단축 역시 고질적인 기피과 문제에 기인한다. 이에 대한 견해는
아무래도 필수과는 진료에 대한 부담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전공의 시절에는 그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전문의 자격 취득 후에도 현실적인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수입은 적고 위험은 크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보니 지원을 기피하게 된다. 이는 개별 수련병원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필수과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Q. 전공의 수련비용 국가지원에 대한 견해는
의료인력 양성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다. 국민건강 차원에서 보면 국가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수련병원에 교육 의무만 부과하고 지원은 하지 않는 작금의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 물론 당장 수련비용을 국가에서 책임지라는 것은 현실적인 접근은 아니라고 본다. 그들의 수련을 담당하는 지도전문의들에 대한 지원부터 시작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이다.
 
Q. 전공의특별법 시행 이후 교육의 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많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기본적으로 능력 있는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업무를 줄이고 교육을 늘리는 방식으로 답을 찾아야 한다고 하지만 전공의 수련은 업무와 교육을 완연하게 분리되지 못하는 부분이 다반사다. 전공의특별법 시행 이후 전문의 능력 차이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Q. 그럼에도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방향 아닌가
물론이다.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전공의 삶의 질이 향상된 것은 고무적이다. 수련기관들도 전공의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하고 응급실 전담인력 등도 논의 중이다. 이와 더불어 전공의 교육에 대한 인프라 확충과 지원인력에 대한 국가 지원, 특히 전공의 수술 및 시술 능력 향상을 위한 제도적, 법적 뒷받침이 꼭 필요하다.
 
Q. 끝으로 성빈센트병원 수련교육의 지향점은
전공의들이 조금은 고되고 힘들어도 제대로 배웠다는 느낌이 드는 교육을 지향한다. 성빈센트병원에서의 수련과정이 향후 본인들이 의업(醫業)을 이어감에 있어 밀알이 되길 희망한다. 병원 역시 전공의들 눈높이에 맞는 수련 프로그램 개발과 수련환경 개선을 통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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