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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교수 '코로나19 병상 부족 아니다' 진실 공방
'정부가 확보 안하고 병원들 환자 기피' 주장···병원계 '상황 잘못 인식' 반박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환자 폭증으로 정부가 병상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는 병상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김윤 교수(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의 글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상이 부족하다는 거짓’이라는 글에서 “병상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정부가 병상을 확보하지 않은 것이고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윤 교수는 지난 10일 기준 정부가 확보한 병상은 206병상으로 우리나라 전체 중환자 병상의 2%에 불과하며, 기존 중환자실 입원환자 중 응급환자는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 정부와 병원은 겨우 2~3% 중환자 병상만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쓰면서 의료체계가 붕괴할지 모른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며 정부도 병원들의 눈치를 보지 말아야 하며 병원도 비응급환자 진료는 계속하면서 여력이 없다는 핑계로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죽게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병원을 움직일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과 의료질평가지원금에 코로나19 환자 진료 실적을 반영해서라도 병원이 병상을 내놓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김윤 교수 지적에 대해 일선 병원들에서는 현실과 동 떨어진 주장이라는 반박이 제기된다.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김영모 회장(인하대의료원장)은 “병원들이 중환자를 일부러 오래 입원시키는 것도 아니고 되도록이면 조기에 퇴원할 수 있도록 한다"며 "암 환자 등 다른 환자들이 있는데 어떻게 코로나19 환자만 받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도 민간병원들이 많은 부분을 감당하고 있다. 그리고 병원별로 상황이 다른데 일반화해서 이야기 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소재 A대학병원 교수 역시 “중환자실을 칼로 잘라서 코로나19 병동으로 쓸 수도 없고, 음압격리실을 코로나 확진자에게 전부 사용하면 비격리자리 중환자실에서 코로나 양성이 나오는 순간 다 무너지는 것"이라며 "결국 공간이 분리된 중환자실 하나를 통째로 코로나 환자용으로 써야 하는데 그게 가능한 동선이 안나오는 병원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병상이 확보돼도 코로나19 중환자 치료를 위한 인력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 역시 병원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 김윤 교수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기간은 평균 4~5일 수준”이라며 “급하지 않은 환자들만 받지 않으면 얼마든지 병상을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중환자 치료를 위한 인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반 병동 환자를 줄이고 거기에 있던 간호사들을 중환자실에 배치해야 한다”며 “중환자 케어를 위한 간호사 교육 문제는 예전부터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당 하루에 400~700만원 가량을 정부에서 추가로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상의 문제도 아닐 것”이라며 “병원들은 코로나19 환자를 보기를 꺼리는 것”이라고 기존 주장을 견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