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이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꼽은 '2023년 글로벌 암병원' 중 6위, 아시아 1위로 선정됐다.
"병원 구성원들 자부심 제고와 환자들 신뢰·안도감 성과"
뉴스위크 병원 선정 방식은 28개국, 300여 병원, 4만여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즉,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병원은 전세계 의료진이 인정한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미국의 MD앤더슨,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메이요 클리닉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존스홉킨스나 일본 국립암센터보다 순위가 높았다.
이우용 암병원장은 "세계 30위권 내에 국내 빅5 병원이 모두 들어가 있다"면서 "국내 암치료 수준이 올라갔다는 게 더 중요하며, 그 시발점에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개원이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이번 평가를 통해 구성원들 자부심이 올라갔다. 환자들이 좋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는 신뢰감이 생기면서 암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안도감을 준 게 큰 의미"라고 덧붙였다.
국내 암환자 12% 담당…생존율, 세계 최고 수준
삼성암병원이 전세계 의료인들에게 인정받기까지는 그 동안의 연구성과를 비롯한 환자 치료 성적 등이 뒷받침됐다.
삼성암병원은 25만여명인 국내 신규 암 환자의 12% 가량을 치료하고 있다. 국내 암환자 10명 중 1명은 삼성암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의미다.
단순히 환자수만 많은 것이 아니다. 한국인에 흔한 위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87.7%이고, 대장암 84%, 폐암 50.7%, 유방암 95.3%, 간암 55.5%다.
모든 암종에서 국내는 물론 미국보다 생존율이 크게 앞서 있다.
이우용 암병원장은 "삼성암병원은 2년마다 진료성과나 사망률 등의 자료를 담은 아웃컴북을 낸다"며 "성과지표 공개는 자신감을 방증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암병원은 개원 이후 국내 암치료를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으며,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뤘다.
다학제 진료 6500건을 달성한 간암센터는 다학제 진료가 생존율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다학제 진료를 받은 환자 5년 생존율은 71.2%로 일반환자보다 20% 이상 높았다.
그는 "다학제 진료 활성화를 위해 각 센터별 의료진은 점심시간에도 모여 환자들과 함께 치료 방법을 논의하고 의지를 다잡아주고 있다"고 전했다.
패스트트랙과 표준진료지침 같은 특성화 진료 프로그램들도 환자 편의와 최상의 치료 성과 도출을 위해 구축된 프로세스다.
패스트트랙은 진료 당일에 검사부터 결과 확인, 진료 및 수술까지 한번에 가능토록 설계됐다. 매년 평균 3000건 가량 진행되고 있다.
표준진료지침은 질환별 환자 상태 및 상황별 프로토콜을 표준화해 치료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부인암센터의 경우 이러한 근거 중심 표준치료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아시아 최초로 유럽부인종양학회에서 ‘진행성 난소암 수술 전문 기관’으로 인증을 받았다.
삼성암병원은 지난 2016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 현재 매일 50건에 가까운 치료를 하고 있다. 환자 치료 사례도 벌써 5000례를 넘어섰다.
암 치료 미래…CAR T 세포치료센터와 암정밀치료센터
삼성암병원은 지난해 4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CAR T-세포치료센터를 개소했다. CAR T 치료제는 주로 난치성 혈액암 환자에 주로 쓰인다.
재발, 불응성 환자가 CAR T 세포 치료를 받은 경우 완전 관해율이 40~60%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AR T-센터는 지난해까지 총 23명의 환자를 치료했으며, 올해는 9명의 환자가 추가적으로 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삼성암병원이 최근에 가장 신경쓰고 있는 곳은 올해 5월 개소한 세계 최초 암정밀치료센터다.
이우용 암병원장은 "유전체 분석, 바이오마커, 면역치료 등 활발하게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진료 중심의 다학제 접근을 기반한 암정밀치료센터는 처음 시도됐다"고 설명했다.
암정밀치료센터는 환자의 임상정보와 , 혈액 검사, 특이 합병증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해 차세대 암치료, 암수술기법, 방사선치료 등 암미래의학을 선도해 나가는 게 목표다.
그는 "암정밀치료센터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표준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암환자, 말기 암환자 중 유전자 검사를 통해 변이된 유전자가 발견된 암환자 등이 주요 치료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적인 의료 신기술을 빠르게 접목해 보다 많은 암환자가 완치될 수 있도록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다학제 암정밀 치료센터를 설립하게 됐다”며 선도적 암치료의 의미를 강조했다.
삼성암병원 미래 먹거리 'R&D 플랫폼'
그럼에도 이우용 암병원장의 고민은 여전하다. 삼성암병원 차별화와 미래 대응전략 수립에 천착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암병원이 암을 치료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암병원은 연구를 통해 R&D 플랫폼이 돼야 하며, R&D 허브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오가 주목받는 시대에 가장 큰 펀드는 암과 관련돼 있다"면서 "암병원 연구를 제약사 글로벌 리서치로 연결시켜 R&D 성장판이 되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