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 가천대길병원은 지난 2011년 사립대 병원 중 최초로 인천지역암센터로 지정돼 10년 이상 지역주민의 다양한 암 관리 수요에 대응하며 활약하고 있다.
인천은 서해와 맞닿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농어촌과 도심과 공존하는 도농복합도시로서 독특한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
또한 인구가 약 300만명으로 국내 3번째 도시이지만, 서울과 굉장히 근접한 생활권이기 때문에 지역 환자 유출이 많은 곳 중 하나다.
인천지역암센터장으로 지역민들 암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이재훈 소장을 만나 인천 지역암센터 특징과 성과, 향후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지역암센터 역할과 의미
지역암센터는 권역 암관리 거점기관으로 지속적인 암발생, 암사망 및 암 부담의 증가, 지방 거주 암환자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 등을 방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지역주민의 다양한 암 관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특성에 맞는 암진료·암연구·암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길병원은 지난 2011년 2월 사립병원 가운데 최초로 지역암센터로 지정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Q. 최근 필수의료가 화두다. 필수의료 차원에서 지역암센터 역할은
최근 필수의료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공공의료본부가 출범했는데 지역암센터도 포함됐다. 필수의료는 공적 의료보장에서 우선시 돼야 할 의료서비스로 암 역시 필수의료 개념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우리나라는 국민 암건강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암을 예방 및 관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국립암센터를 포함한 12개 지역암센터가 전국에 설치돼 운영 중이다. 지역암센터는 암관리종합계획에 따른 지역사회와 암관리사업 협력체계 구축, 암관련 진료·연구, 암 전문인력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역할을 전담하고 있다.
Q. 지난 10년 동안 지역암센터로 활동했다. 주요 성과가 있다면
인천지역암센터는 지난 10여 년 동안 인천시민의 암예방 관리를 위해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지역암관리사업을 수행했다. 암 관리에 중점을 두고 적극적으로 검진 사업을 진행했다. 가장 큰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은 검진율 향상이다. 인천의 국가암검진 수검률은 지역암센터가 지정되기 전인 2010년에는 34.29%로 우리나라 7개 특·광역시에서 가장 낮았다. 하지만 지역암센터로 지정된 2011년에는 41.21%로 향상됐고, 2021년은 48.4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검률을 보였다. 그 결과, 2011년 대비 2018년 암발생률은 인구10만명당 26.4명이 감소했고, 암사망률은 2011년 대비 2021년에 인구 10만명당 33.1명이 감소했다.
Q. 인천의 지역적 특성과 특화사업
인천의 특징 중 하나는 대도시와 도서 지방이 연결된 지역이라는 것이다. 최근 인천시에서 인천광역시 도서지역 보건의료서비스 개선대책을 발표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섬 지역주민들의 보건의료 접근성과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인천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비율은 14.8%로 도심보다 월등히 높다. 암은 나이와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노인인구가 많고 의료 접근성이 낮은 도서주민 암예방 관리를 위해 ‘찾아가는 도서지역 암예방·검진 교육 및 홍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특화사업 일환으로 도서지역 보건소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 강화지역은 ‘암검진 도우미 프로젝트’를, 옹진지역은 ‘옹진군 anywhere 암홍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도서와 내륙 간 의료격차 해소와 도서 현실에 맞는 ‘맞춤형 암관리서비스’ 체계가 구축돼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집중할 예정이다.
"사립병원 최초 선정, 지역 환자들 암 치료 서비스 제고 최선"
"인천 도서지역 현실에 맞는 특화사업 마련, 활성화 적극 모색"
"지역암센터들 연계 지방 환자들에 신약 혜택 제공하기 위한 공동연구 진행"
"예산 턱 없이 부족해 인력·기타 사업 운영에 적잖은 어려움"
Q. 항암제나 그 외 진행되는 임상연구도 있는지
그간 지역암센터 역할은 주로 예방이나 검진, 관리,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암 임상연구는 대부분 서울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지역암센터에 연구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 지방 환자들에게도 신약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최근 지역암센터들이 모여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 부인과 종양을 중심으로 첫 번째 연구가 진행 중이다. 향후 다른 분야로도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지역암센터 과제
우선 인천은 서울과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서울을 찾고 있다. 인천 대학병원은 서울 병원급으로 의료질이 높음에도 서울이 좋다는 뿌리 깊은 인식 때문에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셈이다. 거주 인구가 300만명이나 되는데도 상대적으로 대구나 부산 등에 비해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 부족한 것도 인천 의료 인프라의 문제다. 최근 여러 대학병원이 인천에 분원 설립을 계획 중이라고 알고 있는데 여러 병원이 들어오면 암 연구 등 네트워크가 구축돼 전반적으로 발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민들의 의료 유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지역암센터로서 갖는 큰 과제라고 볼 수 있다.
Q. 수도권 주요병원과 의료질 차이가 있는지
기본적인 치료는 동일하다. 사망률이나 생존율 등 평균적으로 비교해봤을 때 서울 대형병원과 전혀 차이가 없다. 암 치료는 경험적으로 합병증이 생기거나 열이 나는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른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원래 치료하던 병원에 가야 입원이 용이한데 오히려 서울 빅5병원은 내원객이 너무 많아 빠른 처치가 쉽지 않다. 전국에서 환자가 몰리기 때문에 병실이 턱없이 부족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Q. 지역암센터 활동해오며 겪은 고충
정부지정 사업 중 지역암센터 지원 예산은 타 센터 예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예산이 충족되지 않아 인력 등 기타 사업 운영에 대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암센터가 제대로 역할 하기 위해서는 인건비나 최신의료기기 등을 구비할 수 있도록 대규모적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암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예산, 인력, 장비 등 인프라에 대한 국가 차원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환자 활성화가 지역암센터의 목표인데 장비 등이 없어 환자들이 서울로 빠져나간다면 목적에 맞지 않는 것이다.
Q. 지역암센터 성장을 위한 제언
지역민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원정치료를 떠나야 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각 지방을 대표하는 지역거점병원을 만들고 서울에서 할 수 있는 치료는 모두 가능하다는 확신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정부가 인프라를 구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