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대사수술은 미용 목적 아닌 치료, 편견은 적절한 치료에 큰 장애물이 됩니다."
하태경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홍보위원장(한양대병원 외과 교수)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나 비만이라는 질병 심각성과 비만대사수술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비만을 질병이 아닌 단순한 외형적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비만 환자들이 늘고 있다. 다만, 비만 환자들 중 상당수가 비만을 질병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단순한 외형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만은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심각한 만성질환으로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해 고혈압, 심혈관진환, 수면무호흡증 등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하태경 교수는 "많은 이들이 비만을 개인 관리 부족이나 의지력 문제로만 여기거나, 식욕억제제를 포함한 단순한 약물치료로 해결이 된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비만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하는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도비만 일차적 치료는 비만대사수술, 약물요법·운동보다 효과 더 좋아"
비만 치료를 위한 방법으로는 흔히 식이요법, 약물요법, 운동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비만의 궁극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적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하 교수는 "식이요법이나, 약제, 운동으로 치료가 되는 사람은 100명 중 1명이 될까 말까다. 성공 케이스도 5년, 10년 추적해보면 다시 문제가 생긴 경우가 많다"며 "고도비만의 일차적 치료는 수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만대사수술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지혈증 등 다양한 대사 질환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장기적으로 사망률 감소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고, 단순한 미용 목적으로 오해하거나, 수술의 위험성만을 강조하는 잘못된 정보에 노출돼 있는 현실이다"라고 밝혔다.
하 교수는 비만 환자들이 수술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필요성을 못 느껴서"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합병증 등 수술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면, 최근에는 환자들이 수술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안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약물치료에 대한 홍보가 많이 되고 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의 GLP-1 비만치료제가 수술과 효과가 비슷하다는 정보들이 많이 노출되면서 수술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이 약물치료보다 장점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투약을 중단하면 리바운드가 오기 때문에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평생 비만치료제를 투약해야 수술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며 "수술은 한 번이면 되고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다만 수술이 절대적인 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옵션이 생긴다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물 홍보 아닌 비만수술 정확한 정보 제공·인식 개선 위해 온라인카페 개설"
하 교수는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홍보위원장을 맡으면서 비만수술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과 국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비만대사수술 온라인 카페'를 개설했다.
하 교수는"기존 카페들은 병원 홍보 등 상업적 목적이 강하다 보니 사실 전달을 명확히 하기 어렵고, 대부분 약 광고나 미용치료에 대한 내용이다. 또 특정 병원에만 환자가 몰리게 되는 문제점이 있는데, 일부 의료진에 의해 특정 병원에 집중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카페 개설 이유를 밝혔다.
학회에서 만든 비만대사수술 카페는 비만과 비만대사수술에 관한 전문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비만대사수술에 대해서 환자들이 전문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 교수는 "비만대사수술 카페의 최대 장점은 일반적인 비만 카페와 다르게 비만대사외과학회 인증의인 전문의들로 구성돼 있어서 타 카페에 비해 전문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만대사수술 카페는 비만대사수술을 경험한 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서로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낼 수 있는 커뮤니티의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하 교수는 "고도비만 환자들은 사회에서 배제된 경우가 많아 정서적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서적 지지가 없는 상태에서 수술만 하면 경과가 대부분 나쁘다"며 "카페를 통해 비만으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이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