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을 둘러싼 건강보험 특혜 의혹이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자생한방병원이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과 자동차보험 약침 관련 진료수가 문제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같은당 박희승 의원과 강선우 간사까지 나서 지원 사격을 했다.
이들은 대통령 내외와의 연관성을 지적,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김건희 특검법 필요성과 함께 보건복지부 자체 감사를 통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서영석 의원은 “자생한방병원이 특혜를 얻기 위해 경희대학교 임상진료지침 개발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면서 “이곳 병원이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 5억원을 기부한 사실과 해당 임상진료지침 개발 과정에 소속 인사들이 참여한 것이 이해충돌배제 원칙에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생한방병원이 주로 사용하는 한약재인 천수근, 첩약 건강보험 약재 목록 포함"
또 서 의원은 자생한방병원이 주로 사용하는 한약재인 천수근이 첩약 건강보험 약재 목록에 포함된 배경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천수근은 자생한방병원이 거의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약재다. 이를 첩약 급여 약재 목록에 포함시키기 위해 자생한방병원이 주도한 한방병원협회의 영향력이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한의사 최대 커뮤니티 설문조사를 근거로 “천수근을 사용하는 한의사가 전체 한의사의 13%에 불과한데 첩약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포함된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자동차보험과 관련해서도 자생한방병원에 ‘무균·멸균 약침액’을 몰아줬다는 특혜 의혹도 나왔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 고시로 교통사고 환자에게 처방되는 무균·멸균 약침액에 대해서만 진료수가를 인정받게 됐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일선 진료현장에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 및 충분한 유예기간 설정 없이 전국에 6곳 밖에 없는 ‘인증 원외탕전실’에서 조제한 약침액만을 인정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서 의원은 “해당 결정으로 연간 청구액이 1500억원이 넘는 시장의 이권을 특정 원외탕전실에 몰아주는 꼴이 됐다”면서 “그중에서도 전국 체인이 있는 자생한방병원의 원외탕전실이 사실상 독점하게 될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박희승 의원도 “자생 한방병원 특수관계인의 지분과 관계사 간 거래내역으로 볼 때 한약재 처방 탕전 한약재 공급 컨설팅 등의 과정에서 거대한 수익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원외 탕전실을 운영하는 자생 한방병원의 수익구조를 볼 때 2차 첩약급여 시범사업 확대의 최대 수혜자가 자생 한방병원이라는 의견이 터무니없는 주장만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생한방병원 특혜 의혹이 대통령 내외와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지적,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논란과 이번 사안을 연결짓기도 했다.
이원모 대통령실 비서관이 지난 총선에서 전략공천을 받는데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된 가운데 서 의원은 “이원모 비서관 처가인 자생한방병원에 대한 특혜가 드러나는 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원모 비서관 아내,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할 정도로 김건희 여사와 친분 깊어"
강선우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이 가깝다. 신 이사장 차녀에게 자신이 아끼는 막내 검사 이원모 공직기강 인사비서관을 소개해 준 사람이 윤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 비서관 아내는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할 정도로 김건희 여사와 친하다. 건강보험과 관련돼서 많은 의사 결정을 하는 강중구 심평원장 자녀 강 모 씨는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복지부에 자생한방병원과 관련된 특혜 의혹에 대한 자체 감사를 요구했다. 그는 “장관이 국민 앞에 당당하다면, 복지부 자체적으로 2단계 첩약시범사업과 자동차보험 약침 문제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추가 자료 요청이나 감사 검토 여부에 대해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조 장관은 “자료에 개인과 법인 영업 및 경영상 비밀이 포함돼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요청 자료가 최대한 제출될 수 있도록 할 것”면서 “감사 이유와 근거를 알아보고 필요하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