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새 의과대학 교육 역할·정의 등 필요"
강예지 조교수(한양대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2024.01.28 14:55 댓글쓰기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은 매우 급진적이다.


'수술시간 절반', '35초면 암 진단' 등의 기사를 통해 우리는 인간과 AI 기술이 공존하는 변화된 의료현장 모습을 체감하고 있다.


인공지능 사전적 정의는 '인지, 추론, 판단과 같이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졌던 역할을 컴퓨터로 구현해주는 기술'을 의미한다.


그러나 속도 및 정확도 같은 측면에서는 어느덧 '인간보다 더~'라는 수식어가 붙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과대학과 의료 현장은 궤를 같이한다. 따라서 기술 발전은 인공지능과 조화롭게 동거하며 그 속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교육 역할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는 화두를 던지게 된다. 


"인공지능 관련 교육과정, 지식·술기·태도 측면서 다양한 주제로 접근"


교육과정을 '지식'과 '술기', '태도' 영역으로 구분할 때, 인공지능과 관련된 교육과정은 다양한 주제로 다뤄질 수 있다.


지식과 술기 측면에서는 의료환경 변화, AI 기술에 대한 이해와 AI를 활용한 임상 진료 수행 등의 주제가 가능하다.


태도 측면에서는 미래 의료환경에서 의사 역할 및 AI 기술을 사용한 데이터 처리와 진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윤리적 주제가 다뤄질 수 있다.


실제로 '인공지능'과 '의료'라는 주제의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이 같은 윤리적 주제는 점차 강조되고 있으며 교육과정 개설 시 절대 간과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의료 AI 관련 교육과정은 출발 단계, 갈수록 대학별 격차 커지는 실정"


국내 의과대학에서 의료 AI 관련 교육과정 운영은 출발 단계에 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의료 AI 교육과정 개발 연구팀(한양의대 강예지, 김도환 교수)에 따르면 국내 의과대학 70% 정도가 필수 교육과정을, 그리고 약 15% 정도가 선택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의과대학은 단과대학 독자적으로 강의를 신설하기도 하고, 본교의 교양 교육과정 강좌 등을 병행하면서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 개설에 있어 대학 간 격차가 크며, 개설이 됐다고 해도 교육과정이 주로 의학과보다는 의예과 시기에 편중돼 있었다.


또한, 학생들에게 필요한 학습 성과를 고려했다기보다, 수업을 가르칠 수 있는 교수나 전문가 유무에 따라 강의가 개설되는 공급자 중심의 특성을 띤다는 한계가 있다. 


"교육과정 개발 시 교수자·학습자 인식 개선 동반돼야"


교육과정 개발 시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대표적으로 학생, 교수, 인공지능 전문가가 있다.


의학한림원 및 고려의대(이영미 교수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교육과정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으며, 동시에 교육이 의예과 시기부터의 조기에 시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대신 시류에 편승하여 무리하게 도입하는 대신 교수자와 학습자 인식 개선이 동반돼야 함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밥벌이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것이 필요하다.


독립적인 교과목도 필요하지만 의과대학 교육 특성상 기초와 임상 교육과정에 연계되고, 필요한 경우 심화된 내용으로 관심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선택 교육과정이 개설돼야 한다. 


특히 많은 전문가는 활용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강조했다. 프로그래밍이나 코딩을 깊이 배우는 것보다는 동일한 데이터 해석처럼 의료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실천적 접근의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견해다.


이때 교육과정 설계 시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원칙들, 예컨대 학생들이 졸업 후 어떤 '역량'을 갖추기를 기대하는지를 사전에 고려하고, 기초와 임상 간 교육 내용이 연계되는 '통합 교육', 그리고 여러 학년에 걸쳐 교육 내용이 반복과 심화하는 '나선형 교육과정' 설계에 대한 고려는 필수적이다.


새로운 교육과정 도입에는 늘 저항이 있다. 이미 의학 과목만으로도 빈틈없는 교육과정 속에 또 다른 교육과정이 비집고 들어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피부 가까이 다가온 변화의 시대에서, 우리는 미래 의사들을 양성해 내기 위해 구체적이면서 현실적인 교육과정 실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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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머리 01.28 23:24
    개 x 리도 풍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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