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보건의료지출 중에서 약제비 비중이 높은 나라에 속한다. 2018년 건강보험 약제비는 17조8464억원이며 총 진료비의 24.63%를 차지하고 있다.
OECD에서 발표하는 약제비 및 기타의료소모품 지출 비중도 경상의료비의 21.3%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16.1%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며, OECD회원국 중 헝가리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이처럼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약제비가 국민건강이라는 가치에 부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방향성을 모색하는 것은 국내 보건의료정책 설계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영역이 됐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20년간 약제비 적정화를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해 왔다.
특히 2016년 말부터는 정부, 제약업계, 가입자, 전문가 등 각 직종별 대표가 참여하는 ‘약가 사후관리제도 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제도 운영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한 바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이에 발맞춰 약제비 적정화를 위한 사후관리제도 개선에 이어 퇴장방지의약품 원가보전 기준 개선, 사후관리에 필수적인 실제임상자료 수집 체계 마련까지 다양한 약가정책 연구와 개선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정부는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2019년 시행계획을 통해 현 수준의 약품비를 유지하되 지출구조를 변화시키겠다는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기등재 약을 재평가해서 약값을 조정하고 절감된 재정은 신약에 투자하며, 신약은 다시 급여 적정성을 종합적으로 재평가하는 방안이다. 이러한 정책 방향의 주안점은 재평가 즉, ‘사후 관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후 관리를 위해서는 수용성이 높은 실제임상자료(Real World Data, RWD)의 수집 및 구축 기전이 필요하다.
의약품 등재 이후 RWD를 활용해 근거를 생성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수과제가 됐다. 보다 견고한 근거를 갖춘 모델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기존 제도와의 중복 가능성을 분석하는 한편 수용 가능한 사후관리 체계를 형성하는 것 역시 동시에 수행돼야 할 과제로 인식된다.
지금은 다양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국내 약가 사후평가 제도가 올바르게 정착되는 과정을 거치는 시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과 함께 심도있는 고민을 통해 약가 사후관리 제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토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