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이하 WHO)가 최근 새로운 ‘치매 위험 관리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가이드라인 핵심은 치매를 ‘예방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또 의학적 측면은 물론 생활습관적 측면, 사회활동적 측면 등에서의 ‘통합적 관리’가 치매 발생 위험 감소 및 향후 환자 예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년 간 치매 분야에서 다양하게 진행된 연구 결과들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예방 차원에서 WHO가 제안하는 ‘통합적 치매 관리’
WHO는 사전에 통합적인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치매 질환의 시작이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언급된 치매예방 핵심 12가지 활동들을 살펴보면 △신체 활동, △금연, △건강하고 균형 있는 식단, △금주, △인지 중재 훈련, △사회 활동, △체중 조절, △혈압 관리, △혈당 관리, △이상지질혈증 관리, △우울증 관리, △청력 손실 예방 등 동반질환 관리 및 생활습관 개선에 관련된 항목들이 다수 포함됐다.
실제 신체활동과 사회활동이 활발할수록, 지중해식 식단 등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할수록, 흡연과 폭음을 삼갈수록, 체중과 혈압, 혈당, 이상지질혈증, 우울증 등을 잘 관리할수록, 청력 손실을 예방할수록 인지 기능 감퇴가 적게 나타난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특히 고혈압이 치매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점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치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혈압 조절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진행한 SPRINT 의 하위 연구인 SPRINT-MIND 임상 결과, 혈압 조절이 경도 인지 장애 발생 위험과 치매 가능성을 크게 낮춘다는 내용이 발표된 바 있다.
치매 발생 후 중요한 ‘통합적 치매 관리’
WHO에서 제시한 치매 관리 가이드라인은 치매 ‘예방’ 단계에서의 통합적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은 이미 치매로 진단된 환자의 관리에서도 ‘통합적 관리’는 중요하다.
치매 진단 후에도 활발한 신체적, 정신적 활동을 유지한 환자가 치료 경과가 좋을 확률이 높고, 여기에 약물치료의 도움까지 받는다면 치매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예컨대 치매 환자의 가족을 힘들게 하는 우울증, 환각, 충동적인 행동, 공격성 등의 다양한 행동심리증상(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 BPSD)은 도네페질과 같은 인지기능 치료 약물 복용 시 어느 정도 조절될 수 있어 비약물적 치료와 병행한다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인구 고령화로 인해 치매가 전 세계 주요 보건 이슈로 떠올랐다. 전 세계에는 약 5,000만 명의 치매 환자가 있으며, 매년 약 1,000만 명의 치매 환자가 새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50년 치매 환자 수가 약 1억5천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치매 환자 돌봄에 소요되는 비용 또한 2030년 기준 약 2조 달러에 달하는 등 사회·경제적 부담 또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WHO가 예방 단계에서부터 치매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2017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를 넘어서며 고령사회에 접어든 만큼 치매의 위험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의학적 측면은 물론 신체적·정신적 측면에서도 통합적으로 치매를 예방, 관리해 나가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