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암이 그렇듯 갑상선암도 전이가 되면 예후가 좋지 않다.
최근 진료실을 다시 찾은 40대 여성 A씨는 예후가 비교적 좋다고 알려진 분화갑상선암으로 5년 전 수술을 받고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수차례 시행했으나 전신 전이가 발견되어 다시 암과의 사투를 벌이게 되었다. 갑상선암에 효과적이라는 방사성요오드 치료조차 더 이상 듣지 않는 상황이었다.
갑상선암은 수술과 방사성요오드 치료로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암이나, A씨 사례처럼 방사성요오드 치료가 어려운 환자라면 상황이 180도 달라진다.
방사성요오드 섭취가 안되었거나 불가능한 경우 원격전이가 있다면 5년 생존율은 50% 미만으로 감소하는데, 이는 일반적인 갑상선암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10년 생존율이 100%에 달하는 보통의 갑상선암과 달리 3~5년 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분화갑상선암 환자 3명 중 1명은 수술적 치료와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하고도 재발을 경험하며, 이중에서 약 10~15%는 원격전이를 보인다.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환자는 인구 10만 명 당 4명 꼴로 전체 암 환자의 5%에 해당한다. 국내 암 환자 유병률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8~9만 명 정도가 존재할 것으로 추산된다.
과거에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없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TKI(표적치료제)가 진행성 갑상선암에 효과를 인정받아 사용 중이다.
미국 NCCN 가이드라인 및 미국갑상선협회·국제암통제연맹 가이드라인에서도 진행성이며 방사성요오드 치료 불응성 환자에게 렌바티닙, 소라페닙 등의 TKI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라도 반응하지 않거나, 방사성요오드를 흡수했음에도 진행된 환자, 방사성요오드 600mCi의 누적용량에도 치료효과가 미미한 환자 등은 CT, PET-CT 등을 통해 3~4개월 간격으로 관찰을 지속해야 한다.
12개월 내 병의 증상이나 악화가 발견되거나 악화 위험이 있는 환자의 경우 TKI 등의 전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항암치료는 반응률이 낮아 선호되지 않는다.
전이성 갑상선분화암에 대한 전신적 치료는 몇몇 임상연구를 통해 임상적 이득이 있음이 확인됐다. 방사성요오드에 불응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의 갑상선암 환자 대상 대규모 3상 연구에서 렌바티닙 치료군에서다.
실제 PFS 18.3개월로 위약군(3.6개월) 대비 유의한 연장을, 또 다른 방사성요오드 불응 분화갑산선암 환자 대상 연구에서 소라페닙은 PFS 10.8개월로 역시 대조군 대비 유의한 연장을 보였다.
최근 원격 전이된 갑상선암 환자에게 TKI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도 있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렌바티닙, 소라페닙 등 TKI로 치료받은 환자군은 부분적 반응률(Partial Response, PR), 안정벙변(stable disease, SD), 진행병변(Progressive disease, PD) 등의 지표에서 치료받지 않은 환자대비 유효한 개선을 보였다.
또한 중앙 OS값이 TKI군은 22.2년으로, 치료받지 않은 환자군이 약 5.7년인 것에 비해 4~5배 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TKI의 이상반응에 대한 위험성 때문에, 일부 의료진이나 환자들은 추적관찰이나 치료 대기를 선호하기도 한다.
하지만 환자 특성을 이해하고 TKI를 사용한다면 환자들 생존기간 연장뿐만 아니라 삶의 질 측면에서도 기여할 수 있다. 이상반응을 경험하게 되더라도 이를 잘 관리, TKI 치료를 영구히 중단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좋다.
TKI의 주요 이상반응은 대부분 예측 및 조절이 가능, 의사는 환자에게는 안심을 시켜주는 것이 우선이다. 환자에게 발생 가능한 이상반응을 미리 알려주면, 이상반응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환자 순응도가 좋아지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사전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진행·전이성 갑상선암 환자들은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여러 치료법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기 쉽다. 환자들이 난치성이라는 인식에 사로잡혀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검토하고 어떤 치료법이 적절할지 찾아 적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