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에 입원하거나 인공호흡기 사용 이틀 후 폐렴을 얻은 성인이 1000명 중 2.5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환자의 약 40%는 부적절한 항생제를 처방받았다.
24일 질병관리청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와 함께 실시한 성인 병원획득 폐렴 원인균·항생제 내성 패턴에 관한 정책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병원획득 폐렴이란 입원 48시간 이후 발생한 폐렴 및 인공호흡기 사용 48시간 이후 발생한 폐렴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1년간 국내 16개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한 만 19세 이상 성인 환자 47만773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병원획득 폐렴이 발생한 이는 1196명으로 발생률은 1000명당 2.5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은 150명이었다.
병원획득 폐렴의 가장 흔한 흡인 위험인자는 연하장애가 가장 많았다. 병동에서 진단받은 환자 887명(74.1%) 중 261명(29.4%)이 호흡부전 및 패혈증 등의 사유로 중환자실에 입실했으며 이들의 71.6%가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다.
치료 초기 사용된 경험적 항생제는 Extended-spectrum penicillin/β-lactamase inhibitor와 Respiratory fluoroquinolone이 가장 많았다. 두 가지 이상 항생제 병합치료와 스테로이드 보조치료가 시행됐다.
또 성인 병원획득 폐렴 환자 1196명 중 571명(47.7%)이 미생물학적인 감염으로 진단됐으며, 이들 중 39.5%에서 초기에 항생제 처방이 부적절했다.
특히 원인균이 확인된 환자 517명 중 39.5%(204명)에서도 초기 항생제가 부적절하게 처방됐다.
치료 초기 의사 경험적 판단에 따라 항생제를 처방했지만 원인균에 맞는 항생제가 아니었던 셈이다. 또 환자 1196명 중 359명(30.0%)은 치료에 실패했고 28.7%는 사망했다.
치료 후 상태 호전이 있는 경우 자택 퇴원(38.3%)하거나 하부 의료기관으로 전원(29.7%)됐다. 의료기관 종별에 따른 원인균 및 다제내성균 분포, 중환자실 입실 정도 및 치료 결과는 없었다.
해외 조사자료에서 병원획득 폐렴 발생 위험은 기저질환 및 다제내성균 보유, 흡인 및 인공호흡기 사용자에게서 2.3∼12.3배 높고, 입원 기간 연장에 따른 치료비용은 연간 280억∼450억 달러에 이르며 사망률은 최대 25.1%였다.
적절한 지침만 따른다면 입원 일수, 인공호흡기 사용 일수, 비용감소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종합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 적용할 수 있는 ‘성인 병원획득 폐렴 진료 및 항생제 사용지침’을 발간했다.
지침은 성인 병원획득 폐렴의 진단, 경험적 항생제 사용, 항생제 병합요법, 치료기간, 항생제의 단계적 축소 및 중단 등 11개 핵심 문항에 대한 권고사항으로 구성됐다.
또 올바른 항생제의 선택과 사용하는 방법 사용시 주의사항 등을 포함하고 있어 의료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단 및 치료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정만표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은 “이번 지침은 항생제 사용 빈도가 높은 병원획득 폐렴 진료 시 적절한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실제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병원획득 폐렴에 대한 국내 역학 자료에 기반한 지침으로 그간 임상 진료의 근거로 활용된 외국 지침보다 현실적인 치료 방법을 제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