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출신의 농구선수 김영희 씨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故 김영희 씨는 뇌하수체 종양으로 인한 성장호르몬의 과도한 분비 때문에 신체와 장기가 커지는 말단비대증 진단을 받고 30년 이상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치료 비용으로 생활고를 겪기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세간을 안타깝게 했다.
뇌하수체는 두뇌내 거의 정중앙부에 위치하는 뇌조직으로, 약 1cm 미만의 작은 크기이나 전신의 호르몬을 조절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장 발달부터 신체 대사, 임신과 출산, 수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리적 활동에 관여한다.
이러한 뇌하수체에서 생기는 ‘뇌하수체 종양’은 10만명 당 약 3명의 발생률을 나타내는 비교적 드문 질환이다.
대부분 양성이며 악성은 흔하지 않다. 종양 자체가 호르몬을 분비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기능성 및 비기능성으로 구분한다.
비기능성 뇌하수체 종양은 종양의 크기 증가가 주된 문제가 되며 주변 조직들의 압박으로 인한 시력감소, 뇌하수체 기능저하, 복시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기능성 뇌하수체 종양은 크기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원하는 세포에 따른 특정 호르몬의 과다 분비가 주된 문제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성장호르몬 분비 뇌하수체종양의 경우 대표적인 기능성 뇌하수체종양으로, 성장기에 발병하면 호르몬의 과도한 작용으로 키가 커지기에 거인증이라고 통칭한다.
성장기 이후에도 호르몬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 신체 말단 부위인 코, 턱, 손, 발의 골격이 커지기에 말단 비대증이라고 부른다.
말단비대증은 특징적인 외형 변화를 나타내는데, 주로 이마 및 턱이 튀어나오게 되며 손발이 크고 두꺼워진다. 성대 변화로 목소리도 쉬거나 굵어질 수 있다.
외모 상 변화 뿐 아니라 체내 장기 및 대사작용 등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당뇨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고, 심장비대, 심부전 및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의 빈도가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져 있어 관련된 치료가 꼭 필요하다.
말단비대증 치료 목표는 성장호르몬의 과도한 분비를 해소하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통한 완전 절제가 근간이 되지만 수술만으로 완치가 어려운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추가로 진행하기도 한다.
그밖에 방사선치료를 통해 추가로 종양 크기의 감소 및 재발 방지를 꾀할 수도 있다. 말단비대증은 외관뿐 만 아니라 각종 대사 질환 및 심혈관 질환 위험성을 높이고 나아가 사망 위험성도 커지는 가볍지 않은 질환이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면 다양한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고 이후 건강을 회복할 수 있기에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진료를 고려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