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가 보건복지부의 SSRI 처방 규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는 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SSRI 항우울제 고시 관련 합의안을 8개월째 승인하지 않고 있다"며 "우울증과 자살로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SSRI 항우울제 처방 규제 정도가 매우 높다는 지적이 있은 뒤, 심평원에서 내부전문가 회의를 통해 SSRI 항우울제 고시 Q&A항목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이외의 타과에서 기타 질환으로 인한 우울병에 투여하는 경우(우울증상 2주 이상 계속되는 경우 상용량으로 60일 범위)'에도 급여가 가능하다는 문구 등을 추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보험약제과에서 이를 승인하지 못해 처방이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는 것이다.
학회는 "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은 자살률 1위, 우울증 유병률 1위 (36.8%)인데 우울증 치료율은 세계 최저"라며 "미국 우울증 치료율은 66%인데 한국은 11%로 최악"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렇게 된 원인은 지난 20년 동안 한국 전체 의사들의 96%에 달하는 비정신과 의사들이 강제로 우울증 치료를 못하게 만든 '안전한 SSRI 항우울제 처방 규제' 때문"이라며 "실제로 2000년부터 2011년 사이에 외국 다른 나라들 자살률은 대부분 감소했는데 한국 자살률은 100%, 세계 최고로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정부는 OECD 정신건강 자문관의 권고를 무시했고, 급기야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며 "심평원이 최근 도출한 합의안은 20년 만에 이뤄진 역사적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백만 명이 심각한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고, 매일 36명이 자살로 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약제과는 이 합의안을 8개월째 승인하지 않고 있다. 반대 의견도 내지 않고 SSRI 항우울제 처방 규제의 의학적인 근거도 대지 못하고 있다. 그냥 시간만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회는 "매년 수십만 명이 우울증으로 직업을 잃고, 낙오되며, 절망감에 빠져서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하고 있다"며 "심평원 전문가들이 충분한 토의를 거쳐서 도출한 SSRI 항우울제 합의안은 정말로 국민과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항우울제 Q&A 합의안 승인이 계속해서 지체될 경우 감사원의 특별 감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