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가감지급 '인센티브→규제' 변화 촉각
2011.12.21 21:43 댓글쓰기
지금까지 인센티브 성격이 강했던 진료비 가감지급 사업의 틀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강력한 규제책이 더해져서 확대 추진될 전망이다.

사업 진행 방향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의 존망을 결정짓는 것은 물론 종별가산율 마저 최악의 경우 폐지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1일 ‘가감지급사업·성과지불제 확대방안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현재 급성심근경색과 제왕절개 두 분야만 대상으로 하던 것을 내년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까지 포함시키기로 하면서 향후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만 급성심근경색과 제왕절개에 대해 능동적 질 관리에 나선 결과, 43억 2000만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는 추계가 있던 만큼 더욱 적극적이다.

이를 위한 발판은 서울의대 이진석 교수가 마련했다. 이 교수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성과 기반 보상을 위한 개선과제 및 단계적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그는 종별 가산율을 제한적으로 차등 적용하고 가감지급 평가를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요양기관 종별 ‘질 종합평가’ 결과 상급종합병원 4곳은 종합병원 평균에 미치지 못한 데 반해 종합병원 6곳은 상급종합병원 평균을 넘어서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현행 입원부분 평가결과를 근거로 종합병원의 평균 성과에 미달하는 병원은 상급 종합병원에서 제외하든지 종별 가산율을 차등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평가 영역 역시 병원 전반의 질적 수준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성과에 대한 보상 수준에 머물던 가감지급 사업이 일종의 규제책으로써 병원계 재편을 부추길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어 다음 단계로 성과 기반 가산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앞선 단계에서 개발한 병원 전반에 걸친 평가 체계를 토대로 종별 구분 없이 성과 수준에 따라 차등 가산율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즉, 종합병원도 진료성과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의 가산율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종별가산율은 더 이상 무의미해 질 수 있다.

이 교수는 “성과 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 가산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건강보험 행위 급여 등에 관한 고시와 상급종합병원 지정 등에 관한 규칙 등을 개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일부 참가자들은 이진석 교수가 제시한 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상일 교수는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가 얼마나 잘되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하지만 아직 성과기반 지불을 전면 확대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종별 가산율 역시 한꺼번에 움직이는 방식은 의료기관의 진료행태를 왜곡시킬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보험위원장 또한 “각 종별마다 시설, 장비, 인력 기준이 다르고 그에 따라 수익과 상관없이 유지해야 하는 시스템도 있다. 종별가산율은 이를 직접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성과가산율을 따로 책정해 보상해 주는 방법으로 가감지급사업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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