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가 올해부터 확대 실시하는 허혈성심장질환 통합 적정성평가를 전면 거부한데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다른 평가 지표를 낮춰 패널티를 주겠다"며 맞불을 놨다.

24일 심평원 이규덕 전문위원은 "학회가 요구하는 조건은 합당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국가 사업인만큼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앞서 대한심장학회는 "심평원이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인 평가방법을 고수하고, 새로운 평가에 따른 업무 과다를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전국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적정성 평가 거부 입장을 전달하고,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심장학회는 적정성 평가 항목과 자료제출 기한이 부족하며 자료제출에 대한 비용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규덕 위원은 "학회가 거부 입장을 밝혔지만 병원들은 제출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평가를 거부하는 병원은 최하위 등급을 주거나 평가 거부 병원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규덕 위원은 "심평원은 자료제출에 대한 비용을 결정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면서 "수가와 관련된 내용은 학회가 나설 일이 아니며 병원협회와 복지부가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위원은 "이번 적정성 평가가 올해 갑자기 도입된 제도가 아니다. 이번 평가는 절대평가이며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먼저 병원이 자료를 제출하고 평가 기준을 살펴본 후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심평원의 심사·평가 업무에 대한 의료계 불만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닌만큼 의학계 일각에서는 심평원이 양보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심장학회와 대화에 나설 수 있으나, 이번 사태가 자칫 다른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심장학회뿐만 아니라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등 타 단체도 적정성 평가에 대한 내부 입장을 정리 중인 상황이라 자칫 이번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정리하고 있고, 아직 구체적인 결정이 나오지는 않았다"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심장학회와 심평원의 감정의 골이 깊어질때로 깊어진 상태여서 이번 사태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의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음상준 기자 (esj1147@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