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前 회장, '신해철 사건' 의협 압박
SNS 통해 '미온적 태도' 지적…'이제는 진실 말해야 할 시점'
2014.11.12 11:45 댓글쓰기

가수 신해철씨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노환규 前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의사로서 이제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주목된다.

 

노 前 회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서 "공개된 수술 전후 흉부엑스선 사진을 보면 pneumopericardium(심낭내 공기)이 뚜렷하게 보인다"며 "이 부분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심낭천공을 시사하는 사진으로, 의료진이 놓쳤다고 해도 문제이고, 보고도 퇴원을 시켰다면 더욱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노 前 회장은 "그 동안 故 신해철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두고 논란이 일었을 때 대다수 의사들은 경과만을 듣고도 문제가 있음을 직감했으며 이는 부검결과에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인의 유사 사례를 언급하며 수술 후 처치의 중요성에 대해 환기시켰다.

 

9년 전 무렵 한 지인은 체중을 줄이기 위해 서울 모의원에서 위밴드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배에 염증이 생겼고, 곧 복막염으로 진행돼 패혈증 증세를 보였다.

 

이에 지인에게 조속히 대학병원으로 이송할 것을 권고했으나 당시 환자 주치의는 '여기서 해결할 수 있다'고 했고 그 사이 환자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노 前 회장은 "끝까지 주치의는 이송을 반대했지만 결국 S대학병원으로 옮겨 즉시 수술을 받았고 배의 염증을 제거한 후 leakage가 있는 부위를 omentum(장간막)으로 덮는 수술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다행히 패혈증에 빠졌던 환자는 일주일 가량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들다 회복됐다"며 "이후 그 지인은 같은 사고를 겪은 피해자들이 본인이 알고 있는 경우만 해도 적지 않다는 호소를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발생했을 경우 동료의식 또는 동료의 등에 칼을 꽂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다수의 의사들이 진실을 말하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학적 문제가 발생할 때는 의사들이 전문가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의학적 권위를 지켜내야 한다"며 "수술 후 관리 및 처치가 부족했다면 이 역시 의료과오라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협의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듯 "인정해야 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의협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노 前 회장은 "의사도 사람이기에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의사에게는 실수가 일어난 이후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며 "이는 환자의 권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들이 스스로 의무를 방기하고 환자 권리를 지키려하지 않는다면 비전문가인 외부인들로부터 또 다른 강제적 조치를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그 강제적 조치는 의사와 환자 모두를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며 "국민이 의사를 믿을 수 있도록 이제는 의사들이 진실의 목소리를 낼 때"라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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