土 진료비 가산 소외된 병원계 '씁쓸'
'전 직역 동일 적용' 입장서 '어려운 개원가부터 시행 수용' 선회
2013.06.13 20:00 댓글쓰기

토요일 진료 수가가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병원계가 당초 ‘결사반대’ 입장을 선회한 모습이다. 힘든 개원가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 논리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는 13일 토요일 전일가산제와 관련 2379억원의 재정을 투입, 의원과 약국 수가 인상안을 의결하고, 본회의에 이를 상정키로 했다.

 

토요일 수가가산 대상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은 제외된 만큼 병원계의 반발이 예상됐다. 실제 병원계는 제도 추진과 동시에 ‘전 직역 동일 적용’을 외치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 왔다.

 

하지만 이날 건정심 소위 결정에 대해 병원계 대표단체인 대한병원협회는 다소 의외의 반응을 내놨다. 완강했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 상당히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병원협회 나춘균 대변인 겸 보험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어려운 의원급 의료기관들에게 선물을 주겠다는데 방해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지난해 의원급 의료기관 급여비 증가율이 -1.6%였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제시하며 개원가 경영난에 공감을 나타냈다.

 

반면 병원급 의료기관의 급여비는 약 6% 증가한 만큼 다소 형편이 나은 병원계가 개원가를 위해 양보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전했다.

 

나춘균 대변인은 “토요 진료 수가가산은 전 직역에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적용 시기는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표상으로 고충이 큰 개원가에 먼저 적용한 후 조만간 병원급 의료기관도 토요 진료 수가를 인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병원협회의 태도 변화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사실 병협은 지난 3월 건정심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에 국한된 토요 수가가산이 논의된 직후 병원들도 토요진료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원가만 수가를 가산해 주는 것은 형평성에 위배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종합병원은 90%, 상급종합병원은 66% 이상이 토요일에도 진료를 하고 있다.

 

당시 병협은 “병원들만 토요일 수가가산에서 제외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모든 의료기관에 토요 진료 가산을 적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40시간 근무에 대한 수가보상체계를 마련하려면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병원급 의료기관을 우선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병원계의 강한 반발로 인해 토요 진료 수가가산은 6월에 재논의키로 잠정 유보됐다. 당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까지 나서 설득했으나 병협은 완강히 거부하며 난항을 예고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상정된 수가가산 논의 자리에서 병협이 큰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토요 진료 수가가산은 별다른 난제 없이 시행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토요 수가가산의 최종 시행 여부는 오는 18일 예정돼 있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본회의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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