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물러선 정부…파업 탈출구 모색 의료계
정홍원 총리 대국민 담화 이후 양측 대화 재개 예정, 노환규 회장 전략 관심
2014.03.12 20:00 댓글쓰기

대한의사협회(노환규)가 오는 24일 2차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를 기점으로 공식 의정 대화가 재개될 전망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12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문 골자는 이달 20일까지를 대화가 가능한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원격의료 선(先) 시범사업 후 입법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의료계 1차파업 이후 공권력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각도의 움직임을 보여 왔으며 행정처분 검토 등 발 빠른 행보를 이어왔다. 24일 예고된 파업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의협은 원격의료 도입을 비롯한 의료 영리화 정책 등에 반발해 지난 10일 하루 파업을 한 데 이어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2차 파업에 나설 계획이었다.

 

원격의료 선(先) 시범사업 후 입법 검토의 경우, 끝내 결렬됐던 마지막 비공개 협상에서 정부가 거부했던 사안이다.

 

하지만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기점으로 의료계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곧 대화가 재개되면 가시적인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대거 2차 파업에 동참키로 결정하면서 정부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노환규 회장이 2차 파업을 앞둔 상태에서 어떠한 출구전략을 짤지 관심이 모아진다. 1차 파업에 전공의들의 참여율이 예상보다 훨씬 웃돌기는 했지만 2차 파업을 이끌 투쟁체는 여전히 표류상태이기 때문이다.

 

의료계 한 인사는 "파업 철회는 투쟁위원회 차원의 판단으로 단독 결정할 수 없는 것인데 어느 수준까지가 파업 철회의 '조건'일 지 판단하는 것은 이제 완전히 노환규 회장의 몫이 됐다"고 말했다.

 

의협 "정부 원격의료 법안 상정 연기 및 대화 재개 의지 환영"

 

노 회장은 우선, 협상에 대한 희망 섞인 기대를 내비친 상태다. 정부가 국무회의 통과 예정이었던 원격의료법 개정안 상정을 연기한 데 이어 대화 제의를 수용한 것을 두고 의료계가 즉각 환영의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의협은 "그동안 파업을 두고 면허취소와 행정처분을 예고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온 정부가 태도를 바꿔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특히 원격의료와 관련해 입법 전 시범사업 시행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건강보험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친 것은 정부가 진일보한 태도 변화를 보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의협은 "의사들이 국민으로부터 오해와 비난의 위험성을 무릅쓰고 투쟁을 시작한 것은 잘못된 의료제도가 시행되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국민 건강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막는 것도 의사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투쟁위원회 방상혁 간사는 "10일 총파업에 이어 앞으로 전면 총파업이 강행되는 것에 대해 의사들도 윤리적으로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며 "의협이 먼저 대화를 제의했고 정부가 한 발 물러선 만큼 의협도 적극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방 간사는 "그러나 만일 이번 담화문이 정부의 명분쌓기에 지나지 않고 대화 과정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문제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24일 총파업은 진행될 것"이라며 "이는 분명히 정부의 책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의 협의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 보건의료 5개 단체도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 대화를 제안하고 의협이 이 제안을 수용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5개 단체는 의협에는 “24일 파업은 유보하고 정부와 적극 대화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며, “6개 보건의약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새로운 보-정 협의체를 하루 속히 구성할 것을 정부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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