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고발자 문서 부각 동아 리베이트 소송
14일 변론서 증인신문, '정당 고발 or 기업 비밀누설' 공방
2014.07.14 20:00 댓글쓰기

"동아제약을 위해 리베이트 마케팅 부서인 DCC(동아클리닉코디네이터)를 운영했는데, 회사는 되려 몰래 감찰을 나왔다. 개인 신변에 위험을 느껴 리베이트 기업 문서를 백업하고 지인에게 넘긴 뒤 문제가 생길시 세상에 자료를 공개할 것을 주문했다."

 

동아제약(현 동아ST)으로부터 3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의 대가성 동영상 강연료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의사 91명에 대한 공판이 14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대법정에서 송영복 재판장의 심리로 열렸다.

 

특히 이날 공판에서는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범죄를 폭로한 내부고발자의 증거자료를 중심으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91명 피고 의사 측 변호인단 및 검찰은 동아제약 내부고발자 이 모씨와 리베이트 동영상을 제작해 의사에게 금품을 전달한 J 컨설턴트 업체 대표 권 모씨의 증언이 이어졌다.

 

이날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것은 동아 내부고발자 이씨가 증거로 제출한 '동아제약 리베이트 기업 문서'가 회사 기밀유출에 해당되는지, 정당한 부당거래 고발로 인정될지 여부다.

 

리베이트 의사들의 유무죄 판결에 중대한 자료인 내부 고발 문서이지만 이씨가 동아제약을 상대로 대가를 요구하기 위한 기밀유출로 간주될 경우 의사들에게 적용될 범죄 근거로는 취약하기 때문이다.

 

91명 의사들의 변호인단은 내부고발자 이씨에게 "동아제약 문서를 백업한 뒤 퇴사 후 제3자 등 타인을 만났느냐. 동아제약을 상대로 대가를 요구한 적 있느냐"는 질문을 통해 이씨가 내부 고발 문서를 백업해 유출한 이유에 대해 신문했다.

 

의사 측 장성환(법무법인 청파) 변호사는 "동아제약 리베이트 문서를 백업하고 외부로 유출한 사실이 있느냐. 제3자 등 외부와 접촉한 적이 있느냐"며 "리베이트 자료를 두고 동아제약에게 대가성 금품을 요구했느냐"고 질문했다.

 

이씨는 "회사가 몰래 내 자리에 와서 문서를 복사해 가는 등 감찰 사실을 알게 됐고 신변에 불안을 느꼈다"며 "퇴사 이후 동아제약 관계자를 만난 사실이 전혀 없으며 대가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런 공상과학 소설의 작가는 누구냐"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이씨에게 "단순히 교육목적의 동영상인줄 알고 동영상 촬영에 응한 의사들이 다수 있는데 이들은 리베이트인줄 모르고 정당한 강연료를 받은 것 아니냐"며 "영업사원들 역시 의사들에게 동영상 강연료는 법적 자문을 통한 합법적 마케팅 수단이라고 홍보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내부고발자 이씨는 "J컨설턴트 업체와 동아제약 영업사원, 91명의 의사들은 동영상 강연료 및 설문조사 비용이 의약품 처방량에 비례하는 리베이트라는 사실을 모를 수 없었다"며 "기존 동아제약이 현금 및 법인카드로 제공했던 DCC 리베이트 방식에서 J컨설턴트의 동영상 강연료로 외형만 변화했을 뿐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증언했다.

 

이어 이씨는 "J컨설턴트를 통해 동영상 강연을 촬영한 것은 동아제약으로부터 새로운 리베이트 툴을 만들라고 지시받았기 때문이다"라며 "불법에 대한 인식이 있었고, 사내 변호사 역시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촬영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J컨설턴트 대표 "리베이트 아닌 제약영업 발전 위해 동영상 제작하고 강연료 지급"

 

내부고발자 외 증인석에 자리한 J컨설턴트 대표 권씨는 "동영상 목적이 리베이트 제공이 아닌 국내 제약 영업사원들의 지식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질환 별 최고 권위자의 질 높은 강연을 동아제약 영업사원들에게 제공, 사원들의 의학적 영업능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합법한 동영상을 제작했다는 것이다.

 

권씨는 "촬영에 응한 의사분들은 밤새 질환 자료를 준비하고 하루종일 의학 동영상을 촬영했다"며 "이같은 고품질 강연을 통해 제약 영업사원들을 영업의 달인으로 키우고 싶었다. 질환, 의약품 관련 전문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동아제약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역설했다.

 

이어 "J컨설턴트의 교육프로그램은 현재 동아제약 외 화이자, 사노피, 아스텔라스, 다케다, 아스트라제네카 등 상위 20% 제약사들에게 제공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국내 제약사의 경우 영업사원들의 의학 지식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이 전무했고, 이를 개선하고 국내 제약 영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300~1000만원의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91명의 의사들은 동영상과 의약품 처방액과의 상관관계, 리베이트 인식 유무에 따라 형량 및 유무죄가 결정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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