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의협회장 운명 가를 '19일 임총' 촉각
불신임 최대 위기 직면, 이르면 오늘(14일)부터 회원투표
2014.04.13 20:00 댓글쓰기

지난 12일 1시간 반 가량 고성과 욕설, 막말로 진행된 전국 시도의사회장 회의가 대한의사협회 내홍을 재차 예고했을까.

 

노환규 회장과 대의원들의 물밑 협상으로는 그 간 갈등을 봉합하기에 턱없이 모자란 시도였다.

 

결국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오는 19일 임시대의원총회 개최를 확정, 노환규 회장의 불신임 결정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가게 됐다.

 

"임총 전(前) 회원투표 결과 참고해 거취 결정"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12일 의협에서 회의를 열어 조행식 대의원(인천)이 제출한 ‘노환규 회장 불신임’ 건을 논의한 후 19일 오후 5시 개최키로 결론 내렸다. 앞서 조행식 대의원은 임총 개최 소집 요구안과 동의서를 함께 제출했다.

 

같은 시간, 노 회장은 전체 이사회가 종료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임총 전에 회원투표를 거쳐 본인의 거취를 결정하는데 참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 회장은 “본인을 탄핵시키려는 이유가 지난 3월30일 임시대의원총회 의결 사항을 수용하지 않고 불법으로 회원총회를 추진한다는 것인데 이 두 가지는 법률 검토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르면 14일부터 회원투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환규 회장 주장은 "일부 대의원들 의견보다 전체 회원들의 의견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노 회장은 "회원들이 지지하는데 대의원들이 정상적이지 않은 이유로 불신임한다면 그것은 쿠테타"라고 잘라 말했다.

 

회원총회 개최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의협 집행부는 오는 26일 회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5월 이내로 변경하고 세부사항은 상임이사회에 위임키로 했다.

 

"또 회원투표? 정관 무시한 무소불위 도 넘어" 비판

 

하지만 이를 두고 노환규 회장의 말 바꾸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된다.

 

노 회장은 “당초 회원총회 개최가 불발될 경우 사퇴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에 변화가 있다”며 “당시에는 불신임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이러한 방향으로 전개가 된다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이 임총 전 회원투표를 진행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대의원은 “노환규 회장이 또 정관을 무시하고 마치 무소불위인 양 행동하고 있다”며 “다시 회원투표를 통해 본인의 신임을 직접 묻겠다고 한 것도 모자라 불신임이 가결되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거짓말을 일삼고 회원들을 선동하는 회장을 더 이상은 좌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정관상 의협의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총회 의결사항까지도 부정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다른 대의원은 “회장이 독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의원회가 반드시 제 기능을 해야한다”며 “의협은 회장의 1인 기업이 아니지 않나”라며 “임총 불신임 의결보다 회원투표가 우선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환규 vs 대의원회 '팽팽'…물밑협상 '무용지물'

 

사실 노환규 회장과 대의원회는 파국을 막기 위해 지난 11일 정오까지 물밑협상을 벌여왔다.

 

이 협상에서 집행부는 ‘대의원 직선제 및 대의원 시도의사회 임원 겸직 금지’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하고 ‘회원총회 및 회원투표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대의원 운영위원회가 27일 정총에 공동발의하는 것에 동의한다면 회원총회를 유보하겠다는 뜻을 거듭 내비친 것이다.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결국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만약 임총에서 불신임안이 통과된다면 이후 불어닥칠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정관 20조 2항에 따르면 금고이상의 형을 선고 받았을 때, 정관 및 대의원총회이 의결을 위반해 회원의 중대한 권익을 위반한 때, 협회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한 때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회장에 대한 불신임은 선거권이 있는 회원 1/4이상 또는 재적대의원의 1/3이상의 발의로 성립하고, 재적대의원 2/3이상의 출석과 출석대의원 2/3이상의 찬성으로 결정된다.

 

이제 회장 불신임 안건으로 혼탁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19일 임총과 27일 정총에 모든 눈과 귀가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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