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 큰 별 지다…윤대원 일송학원 이사장 별세
이달 25일 노환으로 별세…한림대의료원 이끌며 인술로 점철된 '인류애' 실현
2024.06.25 20:17 댓글쓰기



국내 의료발전에 기여하고 정직과 인간애를 기반으로 의술 보급에 힘 썼던 도헌(陶軒) 윤대원 학교법인 일송학원 이사장이 25일 오후 4시 2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장례는 학교법인장으로 치르며, 빈소는 한림대성심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다. 장례가 끝난 후 고인은 경기 남양주시 금곡면 선영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장남 윤희성 학교법인일송학원 상임이사, 차남 윤희태 도움박물관 관장, 장녀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있다.


‘정직’ 신념으로 대학병원 개원


고인은 지난 1945년 6월 23일 평안남도 용강군에서 윤덕선 학교법인 일송학원 설립자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용산고를 졸업한 뒤 가톨릭의대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1979년 미국 콜롬비아대 외과학교실에서 장기이식과 첨단의학 연구를 수행했다.


1980년 귀국 후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외과에서 환자를 돌봤으며, 1985년 한림대의료원 최초로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1987년에는 국내 최초로 췌장이식수술에 성공해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한국 의학 발전에 공헌했다.

 

윤대원 이사장은 1989년 학교법인일송학원 2대 이사장에 취임하며 한림대의료원, 복지관, 한림대, 한림성심대,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를 본격 지휘했다.


특히 아직 의술 보급이 원활하지 못한 국내에 더 많은 환자를 돌보기 위한 대형병원 건립을 추진했다.


1997년부터 시작된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꿈을 좇으며 1999년 한림대성심병원을 개원하고 이후 2013년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을 개원했다. 


이로써 한림대의료원은 한림대성심병원,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등 5개 대학병원을 지닌 대규모 기관으로 성장한다.


또 '배움이 인류 행복 추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론 하에 1990년 한림과학원 설립, 1997년 한국컨벤션산업경영연구원 개설, 2004년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해 인재 양성에도 힘썼다. 


그의 국가 공헌에 대한 노력은 1992년 보사부장관 표창장 제15927호 수상으로 돌아왔다.


짧은 시간 동안 내실을 챙기며 외연을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경영 신념인 ‘정직’에 있었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내가 정직하면 된다.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에는 어떤 방패나 울타리도 필요치 않다. 정직만이 나를 자유인으로 만들어 준다. 결국 정직은 행복을 불러온다”는 말을 자주했다.


‘한없는 인간애’ 기반으로 의료사회복지 확장


어렸을 때부터 생물과 자연에 경외심을 느끼고 인간을 포함한 생명에 깊은 애정을 느꼈던 그는 경영기간 동안 의료사회복지 확대에 특히 집중했다.


1974년 성심자선병원이 개원했을 때 부원장으로서 영세민을 위한 무료진료를 시행한 것을 시작이었다.


1991년부터 한국노인보건 의료센터, 성심복지관, 안양복지관 등을 설립했다. 또한 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 화성시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동탄노인복지관 위탁운영 등을 시행했다.


IMF외환위기 당시에는 노숙자, 영세민, 결식아동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2000년 취약지역 주민을 위해 2000만원을 희사했는데, 이 금액이 종잣돈이 돼 'SOS 기금회' 설립으로 이어졌다. 이는 2006년 정부가 ‘긴급복지지원법’을 제정해 긴급생계비를 지원하는 제도 시행에 초석이 됐다.


적자에도 인술 기반으로 화상치료 지속


한림대의료원 소속 한림대한강성심병원은 '화상치료의 메카'다. 복지부 지정 화상 전문병원으로,  화상환자만을 위한 화상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윤 이사장은 지속 적자를 기록하는 중에도 "생지옥 같은 화상치료를 누군가는 해야만 한다. 아무도 안 하니까 우리라도 계속할 수밖에 없다”며 병원의 존재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화상환자 회복을 위해 한림화상재단을 설립했으며, 치료비 후원은 물론 소아환자가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해 학업을 이을 수 있는 화상병원학교를 운영헸다.


화상병원학교 이용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1만2755명에 달한다. 


의료기술 및 장비 한계로 치료받지 못하는 해외환자를 위해 현지에서 또는 국내로 초청해 무료치료도 시행했다. 2018년까지 베트남 등 8개국 화상환자에 지원된 진료비는 18억2430만원에 달한다.


병원 스마트화 -대학 글로컬화 실현


윤대원 이사장은 나아가 '시대의 강력한 응전자'로서 기능할 것을 지속 추구했다. 


지난 2003년 '마이티 한림(Mighty Hallym)'을 선포하고 최고의 진료, 연구, 교육기관으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세부 프로젝트를 다수 시행한다.


2019년에는 4차산업혁명 아래 디지털 전환 시대에 부응키 위해 법인 산하 기관별 10년간의 발전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병원의 '스마트화’를 통해 시대 변화를 선도했다. 


그의 가치 아래 일송학원은 각종 의료 예측모델을 개발하고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을 이용한 미래 의료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또 21세기 대학 교육의 대변혁을 주도하며 한림대에서 지역과 대학이 함께 발전하는 'K-고등교육모델'을 선도해 2023년 교육부의 글로컬 사업에 최종 선정돼 1000억원을 지원받았다.


동시에 세계화 시대를 선도하고 혁신하기 위해 윤 이사장은 차별적 수월성으로 전문화 수준을 높여 ‘마이티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리란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2004년부터 미국 콜롬비아의대, 코넬의대, 조지워싱턴 의대, UCLA, 일본 나가사키대, 이탈리아 파도바대, 스웨덴 웁살라대 등과 긴밀한 의료학술 파트너십으로 실현됐다. 


이후 학교법인일송학원은 매년 파트너 대학들과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양국 최신의료지론을 공유하고 기술발전을 위해 협력해왔다.


국제 파트너십 확장에 대한 결과로 윤 이사장은 2023년 웁살라대학부터 아시아 최초로 ‘린네 골드메달’을 수상했다. 


이는 스웨덴과 뚜렷한 학술교류가 없던 2000년대 당시 윤 이사장이 이끄는 한림대 및 의료원 팀이 물꼬를 트고, 그 교류가 양국 의학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받은 수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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