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병원들 발칵···'정부 지정기준 황당'
제도 활성화 의지 과했지만 역작용 분출···'전문의 수' 논란 초래
2018.10.30 06:3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전문병원 효과를 확인한 정부가 섣부른 외연 넓히기 계획을 내놨다가 일선 병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진입장벽을 낮춰 전문병원 참여 비율을 높이고 싶어 했지만 병원들은 의료서비스 하향평준화를 우려하며 반대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대한전문병원협의회 등 유관단체들과 전문병원 지정기준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심사평가연구소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전문병원 지정기준 개선안이 제시됐다. 물론 정부의 확정안이 아닌 방향성이 담긴 문서였다.
 
기존 전문병원 대부분이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위치해 있고, 지역환자 이용률이 80%에 육박하고 있는 만큼 전문병원이 없는 지역주민에게 치료 기회를 확대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게 요지다.
 
해당 연구는 전문병원 지정 분야 및 질환을 전국 10개 권역으로 나눠 진료량 등 상위 10%에 포함되는 병원급 의료기관을 도출했다. 220개 병원이 포함됐다.
 
현재 3주기에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곳이 108개임을 감안하면 추가로 100개 이상의 병원에게 전문병원 타이틀을 부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각 분야별 지정기준을 완화해 신규 병원들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복안이다.
 
가령 안과나 이비인후과 등 전문병원 참여율이 적은 분야의 경우 최소전문의 수를 8명에서 2명으로 대폭 완화시키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전문병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해당 내용대로라면 전문병원 제도 취지를 무색케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전문병원 원장은 정부의 전문병원 확대 의지는 이해하지만 이런 방식은 곤란하다진입장벽을 낮춘다는 것은 의료의 질 저하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전문병원 원장은 최소전문의 수 2명을 보유한 병원에 전문병원 타이틀을 부여한다는 발상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전문병원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더 큰 반발은 척추관절 분야 전문병원에 대한 지정기준이다.
 
해당 개선안에는 전문병원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척추관절 분야는 최소전문의 수를 기존 8명에서 12명으로 대폭 확대하고 병상수도 최소 160병상 이상을 확보토록 했다.
 
특히 이들 척추관절 전문병원들이 단순 수술에 그치지 않고 재활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재활의학과 전문의 채용을 의무화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정기준 완화를 통해 참여기관 확대를 모색하는 다른 진료 분야와는 반대로 척추관절 쪽은 아예 진입장벽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한 척추관절 전문병원 원장은 현재 16개 전문병원 중 2곳만이 이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의도적인 척추관절병원 구조조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척추관절 전문병원 원장은 급성기인 척추관절병원에 재활기능을 의무화 시키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더욱이 재활의학과 전문의 품귀현상을 간과한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전문병원 제도 활성화 모색 과정에서 불거진 오해라며 진화에 나섰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정부의 지정기준 개선안이 아닌 논의를 위한 의제 수준이었다제도 활성화는 유관단체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병원 효과는 많은 지표를 통해 확인됐다보다 많은 중소병원들이 전문병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주기 99개이던 전문병원 수는 2주기에 111개로 늘어났지만 인정기준이 대폭 강화된 3주기에는 108개로 오히려 줄었다. 특히 기존 병원 10곳은 아예 자격을 포기해 버렸다.
 
복지부는 인정기준이 너무 까다롭다는 병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개정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의료질 향상과 참여율 제고의 균형추 맞추기는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전문병원 모집주기를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변경하고 관리료 인상 등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 전문병원을 늘려간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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