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가상현실) 정신치료 관심 '급증'···시장도 '팽창'
전세계 메디컬 VR치료 '22억3000만불' 추정, 한국은 완보 중국은 속보
2019.08.07 05:5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전세계적으로 의료계에서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메디컬 VR 시장은 지난 2016년 10억9000만달러 규모였고 2019년 말에는 22억30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계 VR 활용의 대표적 분야는 심리치료다. 실제로 정신과에서는 VR이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신의학회(APA)는 "VR이 정신치료 도구로 유효하며 특히 노출기법 활용 시 효과적"이라고 결론 내린 바 있다.
 
박선영 융합신산업기획팀 ICT융합신산업본부 수석은 ‘Virtual Reality 기술의 정신치료적 활용’ 보고서에서 “환자의 상상적 접근을 활용하는 인지행동치료법인 노출치료는 최근 정신치료 중 가장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데, VR 적용 시 상상적 접근이 어려운 환자들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VR 정신치료는 주로 공포, 불안, 우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치료시 효과가 증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행, 높은 곳, 거미, 바늘, 피 등 특정 대상 혹은 상황에 연합된 공포·불안장애에 대한 VR 치료효과 연구는 2002년부터 2015년까지 20건 진행됐으며, 이 중 비행공포에 관한 연구가 13건이다.
 
비행공포에 대한 연구 결과, 비행과 관련된 불안이 유의미하게 감소했고 비행기에 탑승하려는 환자 경향이 증가했다. 
 
사회적 불안 장애에 관해서는 대중 스피치의 VR 치료효과 연구가 진행됐으며 공포 개선 효과를 포함해 비용적, 시간적 효율 면에서 VR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VR 치료 효과 연구는 미국 9.11 사태 후 관련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외에도 일반화된 불안장애 및 강박증, 조현병, 중독, 병리적 섭식, 자폐증에 대한 VR 치료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VR 정신치료' 식약처 허가 품목에 없는데 중국은 국가 차원서 대대적 투자 
 
VR 정신치료 보급을 위해서는 개발에 대한 지원과 상용화를 위한 적정 범위의 제도가 필요하다.
 
2018년 7월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VR 적용 의료기기에 대한 허가 및 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하지만 VR을 이용한 정신과 치료는 허가 목록에 미포함, 상용화되지 못하고 개발 단계에 머물고 있는 수준이다.
 
반면 중국은 방대한 개인정보를 용이하게 활용해 AI 시장을 이끄는데 이어 VR 시장 개발에 있어서도 의료분야를 막론하고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상현실은 중국 '제조 2025'의 중점발전 영역이자 스마트제조 핵심 정보설비의 주요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다.
 
중국 정부는 증강현실과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등 핵심기술의 발전, 가상현실을 보여주는 단말기 및 설비, 컨텐츠 처리설비 등의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천명했다.
 
또한 가상현실산업발전 공공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해 제품, 시스템, 서비스표준체계, 제품서비스 품질평가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2017년 중국의 VR 산업 시장규모는 16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164% 증가했으며, 2020년 9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VR 정신과 치료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국가적인 정신과 시스템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내 정신질환 환자의 약 90%는 치료를 받은 경험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신과 치료가 어려운 이유로는 먼저 관련 전문가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WHO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정신과 의사 보유량은 환자 10만명 당 의사 2.2명으로 세계 평균보다 4배로 낮다.
 
Xiaoduo Fan 미국 메사추세츠 의과대학 협력교수는 “중국에서 정신과 의사들은 하루에 100명 정도의 환자를 본다”며 “짧은 진료시간은 물론이고 환자 프라이버시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며 의사가 처방전을 쓸 시간도 없어 이를 수행하는 어시스턴트를 따로 두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해 낙인을 찍는 문화가 중국 내 정신과 환자 치료율이 낮은 이유로 꼽혔다.
 
Xiaoduo Fan 교수는 “여러 연구들이 중국 내 정신질환자 낙인 문화를 다룬바 있다. 정신질환자 가족들은 환자를 몇 년동안 방에 숨기는 경우도 있다. 정신과 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더라도 환자들이 도움을 받기 꺼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환경이 “VR 치료 적용에 최적”이라는 입장이다.
 
VR 기술이 의사 없이 완전히 자동화, 맞춤화되면 게임처럼 개인이 집에서 보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니엘 프리먼(Daniel Freeman) 옥스퍼드 대학 임상심리학 교수는 “VR 치료법이 중국 내 정신과 치료에 대한 문화적 낙인을 줄이고 치료율을 높이는 데 혁명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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