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착수 대형병원들 화두 '에너지 절감'
단기 비용 줄이면서 장기적 친환경 스마트병원 전환 목표
2020.06.15 04:1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현행 에너지 사용 방식을 바꾸고 양도 대폭 줄여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국내 병원계가 친환경·고효율 에너지 시스템 도입에 주목하고 있다.
 

몇몇 대형병원들은 이미 경영회의에서 에너지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세부적인 방안 마련 등 구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급종합병원뿐만 아니라 2차급 중소병원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환자수가 급감한 병원들이 의료수입을 증대할 수 있는 방안 외에 고정적인 지출인 에너지 소비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모색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도입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18년 서울시 조사결과,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많은 건물 4위로 꼽혔다. 병원이 1년에 사용하는 에너지는 약 3.4만TOE(석유환산톤)에 이른다.


높은 에너지 소비량이 고민거리였던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한국수자원공사와 손을 맞잡고 가까운 시일 내 수열에너지 공급 체계를 도입한다고 최근 밝혔다.


하천수가 제생에너지인 수열에너지에 포함된 이후 민간분야와 체결된 첫 협약이다.


수열에너지는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에너지원으로 부존량이 무한해 대규모의 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수열에너지는 관련법에 따라 공식적인 신·재생에너지로 지정됐다.


병원은 현재 공사 중인 본관과 별관에 수열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수도권 광역관로 원수의 수열에너지를 냉·난방에 활용해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저감을 도모한다.


병원은 수열에너지를 도입하면 매년 약 3.9만 MWh의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1만톤 감축 등 환경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냉각탑 제거로 연간 약 10만 톤의 냉각탑 보충수를 절약하고 도심의 열섬현상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전체 냉·난방 설비용량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약 3.8배인 11,390RT(냉동톤) 규모다.


이대의료원, LG전자와 ‘친환경·에너지 절감 병원’ 시동
 
2019년 이대서울병원을 개원한 후 양병원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이대의료원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LG전자와 업무협약을 맺은 병원은 본격적인 ‘스마트 병원’으로의 전환을 시작한다.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해 비용을 대폭 절감한다는 것이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최근 유경하 이화여자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유재두 이대목동병원장, 임수미 이대서울병원장 등 이대의료원 관계자들은 LG전자 관계자들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향후 양 기관은 친환경, 에너지 절감 병원 구축을 위한 공동연구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등 단기적, 중기적 관점에서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유경하 의료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선제적으로 스마트 헬스 케어를 이끌어 나가고자 관련 센터 신설, 업무 협약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금년 초부터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확대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지난 3월에는 미국 하와이주 정부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급했다. LG전자의 ESS는 하와이주 정부가 추진 중인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사업에 사용된다. 마이크로그리드는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원이 융·복합된 친환경 전력 시스템이다. 버려지는 전기가 없게 발전한 에너지를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는 ESS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국내에선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 ESS가 설치돼 있다. 최근 안전성 이슈가 불거졌지만 해외에선 중장기적으로 각광받는 산업 분야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번 협약으로 국내 병원계에서도 ESS 도입 움직임이 본격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대의료원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스마트 병원’ 전환을 목표로 협약을 맺고 에너지 절감을 비롯한 사안들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며 “이제 막 협약을 맺어 사업 내용이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실무단에선 계속해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적 에너지 절감방안 고민’ TF 구축 상계백병원
 

주거지역 기반의 상계백병원은 최근 코로나19로 이후 병원 경영난을 개선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비용절감 TF’를 꾸렸다.
 

앞서 상계백병원은 서울시가 지난해 실시한 ‘에너지 다소비 건물’ 조사에서 고려대학교, 신라호텔 등과 함께 단위면적당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건물로 꼽혔다.
 

이후 병원 내부적으로 에너지 절감을 위해 관련 체계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고 TF를 결성하게 됐다.
 
TF팀은 우선 기본적인 전기소비를 줄이기 위해 원내 조명을 LED 등기구로 바꿨다. 병동에선 비용절감을 위해 병동별로 의료비품 절약 방안을 공유하고 있다.
 

의료폐기물 처리의 경우 수거시간과 용기별 처리비용을 계산해 가장 효율적으로 배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담당 부서 간 협업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서도 TF팀이 진행 중인 핵심 사업은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사업이다. ‘ESCO 사업’은 앞서 분당서울대병원이 먼저 도입했는데, 5년간 약 30억원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봤다.
 

상계백병원은 현재 ESCO사업 일환으로 냉온수기, 보일러, 펌프 등 노후장비를 고효율 장비로 교체하고 있다.
 

상계백병원 관계자는 “분당서울대병원이 에너지 절감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사례가 있어 적극적으로 참고하고 있다”며 “이 밖에도 TF팀은 정기회의를 열고 우리 병원 환경에 알맞은 다양한 절약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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