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의사 1만5000명 확대 vs 개원가 1만명 봉직의 전환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 두고 의료계 내부적으로 동상이몽
2020.07.30 05:5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기능적 일차의료 기관 확대를 위해 최대 1만5000명의 추가적 일차의료 종사 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포화 상태에 이른 개원가 과열 경쟁 완화를 위해 개원의 1만명을 봉직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 중 의료체계 개편을 위해 보다 합리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지난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한 ‘지속가능한 환자중심 의료체계 구축방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에 앞서 현재 건보공단이 서울의대에 의뢰해 진행 중인 ‘지속가능한 환자중심 의료체계 구축방안’ 연구의 중간 결과가 공개됐다.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입원의료에 대해 상급종합병원의 지정 기준을 개편해 지역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박상민 교수는 일차의료체계의 개선을, 이자호 교수와 김홍수 교수는 각각 재활의료와 장기요양 분야의 개선책을 제안했다.
 
특히 이 가운데 일차의료 영역에서는 지역사회의 다빈도 필수 10개 진료영역을 모두 청구하는 ‘기능적 일차의료기관’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상민 교수는 “현재 일차의료기관은 정형외과나 안과 등 특정 영역의 진료가 60% 이상인 전문의원과 기능적 일차의료기관 및 이들 사이의 경계성 의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며 “경계성 의원을 전문의원 혹은 기능적 일차의료 기관으로 역할을 전환해 각각 적합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특정 과 전문의원은 해당 질환에 집중하고, 복합적인 만성질환을 가진 고령 환자들은 기능적 일차의료기관에서 돌보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기능적 일차의료기관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박 교수는 “기능적 일차의료기관 진료량이 최소 7500만 건에서 최대 1억6000만 건으로 늘어나게 되며 적정진료시간을 9.15분으로 잡았을 때 최소 9000여명에서 최대 1만5000명의 인력이 추가로 요구된다”며 “전부 새로 증원하기보다는 기존 인력의 재배치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대한병원협회의 ‘개원의 1만명 복귀 프로젝트’와는 다소 상반된 주장이다.
 
앞서 병협 정영호 회장은 개원시장 경쟁 완화와 중소병원 인력난 해소를 위해 개원의 1만 명을 봉직의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개원 시장 과열 경쟁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의사 가운데 봉직의 전환을 희망하는 경우를 적극 발굴해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병원의 고민을 동시에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개원의 봉직 전환 지원 협의체’를 꾸려 의협은 개원의들에게 봉직의 전환 의향을 파악하고, 병협은 각 병원마다 개원의 채용 여부를 조사해 협력하고 있다.
 
의사들의 속내를 묻는 민감한 작업인 만큼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학계에서는 오히려 일차의료 종사 인력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나선 것이다.
 
토론에 참석한 의협 우봉식 대외협력 자문위원은 “의료인력의 강제적 배치가 효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우봉식 위원은 “일본에서도 현재 우리나라와 같은 고민 때문에 지방의대 정원을 늘렸다가 결원이 발생해 최근 들어 축소하고 있는 단계”라며 “연봉 측면에서 봐도 의사들이 수도권보다 지방에 더 많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제안된 개선 방안이 정책으로 실현됐을 때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병협 이성규 부회장은 “의료 인프라의 경우 특정 분야에 투자가 중복돼 어떤 곳은 과잉 경쟁을, 어떤 곳은 소외를 겪고 있다”며 “현재의 문제는 이런 전체 틀을 바꿔야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성규 부회장은 “특정 분야만을 개선하는 정책은 또 다른 모순을 낳는다고 본다. 의료인력은 의료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도 복합적인 문제가 존재하는 분야다. 의료자원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한다면 보다 포괄적인 방안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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