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삶의 질 높이는 '재활치료' 효과 입증됐지만···
NECA '실제 이용률 '6%' 불과, 인식개선·제도정비 등 필요'
2019.07.06 05:0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진행성 암환자를 대상으로 재활치료 전후의 신체변화를 분석하는 국내 첫 연구가 진행됐고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국립암센터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암환자의 재활치료 이용률은 6%에 불과해 인식개선이 필요한 영역으로 지적됐다.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영성, 이하 NECA)이 진행성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재활치료 전후 보행등의 신체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한 ‘진행성 암 환자에서 재활치료의 현황과 효과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진행성 암이란 수술로 암을 제거하기가 어렵거나 암 전이로 인해 완치가 불가한 진행 상태다. 완치가 어려워 삶의 질 유지 및 향상에 있어 재활치료가 중요한 치료수단 중 하나로 꼽히는데, 아직까지 국내 환자 대상으로 그 효과를 확인한 연구는 없었다.


NECA가 2012년 1월 1일부터 2017년 6월 30일까지 경기남부 상급종합병원 재활의학과에 의뢰 또는 내원한 암환자 3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들에게 총 417개의 재활치료가 수행됐다.


재활 후 신체기능 지수가 유의하게 상승하여 상태가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 환자들의 기능적 보행지수(Functional Ambulation Classification, FAC)는 재활 전 평균 2.1점에서 재활 후 평균 2.4점으로 향상됐다.

보행이 불가한 0점인 경우는 재활치료 이전 전체의 30.9%(129건)에서 재활치료 후 24.2%(101건)으로 감소했다.


암환자의 신체기능 점수(cancer Functional Assessment Set, cFAS)도 평균 57.8점에서 64.2점으로 재활치료를 통해 6.4점 만큼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이러한 유의성은 재활 횟수, 재활 강도 및 암의 병기 등의 하위 그룹 분석에서도 동일했다.


또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한 연구 결과 연령, 진통제 사용, 뇌전이 유무가 재활치료 기능 개선 효과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의 경우 75세 이상 환자와 비교해 65세 미만은 3배 이상으로 연령으로 인한 치료 효과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또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가 사용한 환자보다, 뇌전이가 없는 환자가 있는 환자보다 모두 약 2배 정도 높은 재활치료 성공률을 보였다.


이러한 재활치료의 유의한 개선 효과 결과는 해외 논문 11편을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비교대조군 및 전후연구 모두에서 재활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신체활동량과 근력에서 유의한 개선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국립암센터의 암등록통계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맞춤형 건강정보자료를 활용한 전체 암 환자에서의 재활치료 현황도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등록된 암 환자 95만89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6.4%(61,059명)에 해당하는 환자만이 재활치료를 이용한 경험이 있었다.


재활치료에 대한 환자의 낮은 인식과 보험급여 체계의 미비, 표준화된 가이드라인 부재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연령으로는 50~79세 환자가 전체 재활치료의 약 70%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성별로는 여성이 약 56%로 남성보다 많았다. 소득수준에서는 중고소득과 고소득 환자가 전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여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재활치료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종으로는 소화기관 암환자들이 34.4%로 가장 많이 재활에 참여했으며 유방암 18.5%, 갑성선/내분비암이 11.8%로 그 뒤를 이었다.


연구책임자인 양은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부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행성 암환자에게 신체 기능을 향상 및 유지하기 위한 목적의 재활치료가 효과 있음을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입증한 최초의 연구로서 그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암환자들의 재활치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근거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조승희 NECA 부연구위원은 “해외에서는 암종별, 재활치료 종류별 다양한 연구와 논문이 수행 및 발표되고 있다. 이번 연구가 한국의 암재활 연구 시작으로 향후 활발한 논의를 위한 든든한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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