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사고로 부상을 입은 환자가 병원 의료과실로 하반신 마비가 됐다면 손해배상 책임은 병원과 환자가 가입한 보험회사 중 누구에게 있을까.
법원이 사고로 인한 환자 상해 치료 과정에서 병원 의료과실이 인정된다면 사고 후유증애 대한 손해배상액을 병원과 보험회사가 절반씩 나눠 분담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놔 시선을 모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모 보험사가 강릉 소재 G병원을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보험사측 승소를 선고했다.
사고 직후 후송된 병원에서 환자 척추 탈출을 조기 검진하지 못해 수술이 지연됐고 이에따라 환자의 하반신이 마비됐다면 보험사가 환자에 지급한 보험금 등을 병원도 나눠 책임져야 한다는 게 판결의 골자다.
이번 판결로 의료과실을 일으킨 해당 병원은 보험사가 환자에 지급한 3억3000여만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1억6500여만원을 보험사에 지급하게 됐다.
지난 2009년 6월경 고속도로 차량 내 조수석에 위치했던 A씨는 뒤 편 졸음운전 차량의 부주의로 후방 추돌사고에 휘말렸다.
사고 직후 강릉 G병원으로 이송 된 A씨에게 의료진은 척추 단순방사선 검사를 시행한 후 경추부 및 요추부 염좌로 진단했다.
이후 A씨에게 하지 저림, 척추 통증이 지속되자 의료진은 신경외과와 정형외과 협진을 의뢰했지만 정확한 질환을 진단하지 못한 채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 실시하고 퇴원시켰다.
그러나 하지마비 증상이 심해진 A씨는 재차 G병원을 찾았고 그제서야 의료진은 척추 CT촬영을 통해 척추 추간판 탈출 및 경수(척추신경)손상을 판단, 추간판 제거 및 고정술을 실시했다.
A씨는 현재 척추신경 손상에 의한 상하지 부전마비, 배변배뇨 장애 및 발기부전 장애를 겪고 있는 상태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장애를 얻게 된 A씨는 가입한 보험사로부터 치료비 6000여만원과 보험금 2억7000만원을 지급받았다.
소송은 보험사가 G병원의 진단 및 수술 지연을 문제삼는데서 불거졌다. 보험사는 병원을 상대로 "의료진의 진료 과실로 환자가 하지마비, 발기부전 등 장애를 얻게 됐으므로 병원은 보험사가 환자에 지급한 3억3000여만원 중 50%를 부담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G병원 의료진은 사고 직후 환자에 CT검사를 시행하지 않아 하지마비 증상을 제대로 진단해내지 못했다"며 "병원측 진단 및 수술 지연으로 A씨의 척추신경 손상 정도가 심해졌으므로 환자 부작용에 대해 의료진도 손해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이 초기에 환자 척추 골절을 정확히 진단하고 적합한 수술을 시행했다면 현재 장애상태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므로 병원은 의료사고 환자에 절반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