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 급여화'와 '소독수가 신설'이라는 성과를 이뤄낸 대한내과의사회의 다음 과제는 무엇일까. 이번엔 전체 내시경 수가 재조정을 위한 여론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최성호 회장(성현내과의원)은 10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사실상 내시경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내시경 수가의 상대가치점수를 다시 한 번 살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진정내시경 수가와 관련, 개원내과의사회를 비롯해 소화기내시경학회, 위장내시경학회 등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복지부와 함께 객관적 자료 제출에 힘써온 결과 나름 선방했다.
하지만 더 나아가 내시경 수가 상대가치점수에 대한 전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성호 회장은 “내시경 기기 값이 10억원대 육박하는 등 워낙 고가화 되다 보니 일선 개원가에서는 내시경을 하면 할수록 적자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극단적으로 경영난에 문을 닫는 곳도 있을 정도”라며 현주소를 짚었다.
이어 “불과 십 수년 만에 의료환경은 급변했다. 가깝게는 기계 값을 비롯해 물가가 현저히 상승했고, 환자들의 요구 수준도 훨씬 높아졌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실제 환자들은 예전에 비해 긴 진료시간, 친절한 설명 등 더욱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길 원한다는 것이다.
내시경 장비 및 재료대 가격은 점점 상승되고 있는 반면 내시경 수가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은 일선 내과 개원의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다행히 내과계에는 숙원사업이었던 수면내시경 급여화와 소독수가 신설이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이제는 전체 내시경 수가 정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위장내시경 등 내시경 수가를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책정돼야 하는지 필요하다면 내시경과 관련된 모든 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내과, 외과에서 행해지는 기본적인 행위료가 저평가 돼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하루빨리 기본적인 수가의 상대가치점수가 재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의 연착륙을 위해서도 잰걸음을 걷고 있다.
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지난 9월부터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할 동네의원 1870개소를 최종 선정한 바 있다.
시범사업은 환자 상태를 잘 아는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의사가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찰‧상담하도록 하는 건강보험 수가 및 급여기준 등을 검증·개발해 상시적·효율적 만성질환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최성호 회장은 “만성질환관리 수가 시범사업에 있어 내과의사회가 주축이 돼야 한다”며 “관련 수가가 합리적으로 책정되면 일선 내과 개원의들의 숨통도 트이고 의료전달체계 확립의 단추가 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여기에 그는 임기 내 경기도개원내과의사회장 시절부터 강조해 왔던 1인 1정당 정치 참여에 대한 밑그림을 완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혼란스러운 정국으로 인해 보류 상태”라면서 “의사들의 정치세력화를 이룰 단추가 꿰어질 날이 머지 않았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진료행위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일차의료 활성화도 가능하다. 국회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표성이 큰 내과가 주축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결정에 있어 정부는 물론 국회와의 관계 설정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는 게 한결같은 주장이다.
아울러 그는 “거창한 것을 당장 해내겠다는 약속보다는 하나하나씩 점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소신진료를 위한 발판을 만들겠다”고 거듭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