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의장서 또 퇴장···심사체계 개편 '불투명'
심평원과 2차 회의 가졌지만 논의 결과 해석 ‘정반대’ 등 충돌
2018.10.06 06:3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건건이 심사하는 방식에서 기관별 심사로 전환하는 ‘경향심사’를 두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대한의사협회의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심평원은 경향심사 전환과 관련해 논의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의협은 ‘백지화’를 요구하며 협의 가능성을 차단한 상태다.


5일 심평원 서울사무소에서는 ‘2차 심사평가체계개편 협의체’ 회의가 열렸다. 정부, 공급자, 가입자 등 19명으로 이뤄진 재적 위원 중 18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의협 대표로 참석한 변형규 보험이사가 지난달 19일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자리를 박차고 떠나면서 17명으로 회의가 마무리됐고 발전적인 방향의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참석자들 전언이다. 


2차 회의의 주요 안건은 ▲심사체계 개편 ▲동료의사 심사평가제도 ▲의학적 근거중심으로 심사기준 개선 ▲현행 심사방식 개선을 위한 병행 추진 과제 ▲선도(시범) 사업 등으로 구성됐다.
 

심평원에 따르면, 경향심사를 골자로 하는 심사체계 개편에 대해 일부 우려사항은 있으나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동료의사 심사평가제도 역시 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방안 구체화 검토 필요하다는 의견을 접수한 상태다.

의학적 근거중심으로 심사기준 개선안과 현행 심사방식과 병행 추진에 대해서도 전체적 동의를 받아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범사업은 추후 실무협의체를 꾸려 논의하자는 형태로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영아 심사평가체계 개편추진반장은 “후속 실무 논의체인 ‘심사평가개편추진위원회’를 별도 구성해 논의된 안건에 대해서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차기 회의에서 그 결과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의협 "의료 하향평준화·경향심사 원점 재검토" 촉구 


이처럼 심평원은 2차 회의 결과를 두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문제는 실질적 이해관계자로 큰 범위를 차지하고 있는 의협을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이 큰 난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1차 회의에 이어 2차 회의 도중 퇴장한 의협 변형규 보험이사는 “경향심사가 아닌 다른 영역의 의견이 나올 줄 알았는데 도저히 논의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다”라고 짧은 의견을 표했다.


변 이사의 퇴장 후 의협은 공식입장을 서둘러 발표했는데, 핵심은 ‘경향심사 반대와 원점 재검토’라는 주장이었다.


이날 의협은 “의료계 동의 없이 경향심사를 강행하려는 정부의 폭거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1차 회의 다음날인 9월20일 최대집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경향심사를 반대했고 10월3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도 동일한 입장을 고수했는데도 여전히 정부는 강행추진이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의협의 주장에 따르면, 복지부 등 정부 관계자로부터 2차 회의에서는 경향심사 논의가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듣고 참석했는데 실제 회의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경향심사라는 단어만 제외됐을 뿐 결국은 동일한 내용으로 논의가 진행돼 회의장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의협은 “정부는 경향심사로 확정해 추진하고 있는 심사체계 개편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고 의료계와의 협의를 통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만약 의료계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국민건강권을 도외시한 채 의료계와 대화할 뜻이 없음을 자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심사체계 정립에 나설 것이며,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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