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환자는 물론 혈액도 상급종합병원 쏠림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 임상현장에서 수혈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환자안전이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감사원이 16일 공개한 ‘혈액 및 제대혈 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과 중소병원의 혈액 보유량 격차가 확연했다.
실제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평균 5.1일 분의 혈액재고량을 보유한 반면 중소병원은 3.5일에 불과해 재고량 편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혈액 보유량이 가장 많은 상급종합병원(7.2일)과 가장 적은 중소병원(3.0일)의 격차는 무려 5.2일에 달했다.
이 같은 현상은 혈액관리 주무기관인 적십자사의 비효과적인 공급량 조절에 따른 결과라는 게 감사원의 분석이다.
혈액수급 위기 시 적십자사의 혈액공급량 조절에 따른 평균 혈액재고비 변화에서도 공급량 조절 실패가 확인된다.
감사원이 표본감시 의료기관 18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유 재고가 3.5일을 초과하는 기관 128개 중 33개 기관의 평균 혈액재고비가 증가했다.
보유 재고가 3.5일 이하인 기관 61개 중 34곳은 평균 혈액재고비가 오히려 감소했다. 즉 혈액공급의 빈익빈 부익부가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감사원은 “대형병원은 혈액공급량 부족 시 혈액을 과다하게 청구하는 등 적십자사의 공급량 조절 정책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급조절 실패로 혈액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못할 경우 수혈지연 및 수혈량 감축, 수술 연기 등 여러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혈액수급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각 병원별 보유량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스템은 갖춰져 있음에도 민원이 두려워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의료기관의 민원을 이유로 2016년 5월부터 의료기관별 혈액재고량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후에는 혈액수급 위기 시 공급혈액원에 재고량 3.5일분 이하인 의료기관 목록만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어 공급량 조절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감사원은 “질병관리본부는 혈액수급 위기 시 의료기관 간 보유량 편차를 줄이는 등 적정하게 분배할 수 있도록 기관별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