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펀드 특별법, 민간 신약개발 투자 위한 방아쇠"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 겸 상근이사
2022.07.10 17:50 댓글쓰기

전 세계 의약 연구개발(R&D) 투자를 살펴보면 혁신 신약 개발에 수천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평균 10~15년과 3조원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과정 상 제품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위해 임상 1상을 비롯해 2상, 3상, 4상 시험이라는 특별한 절차를 거치고 있다. 


그러나 약 1만 여개 후보물질 중에서 1개가 신약으로 개발될 정도로 투자 위험이 매우 크다. 


반면 현재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업계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양적 부족과 질적 저하가 동시에 우려되고 있다. 


글로벌 신약 5개를 목표로 한다면 최소한 2000여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 임상 신약 파이프라인은 300여 개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대부분 기존 물질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신규 표적은 턱없이 부족하다. 임상 단계 뿐만 아니라 유효물질 도출과 후보물질 발굴 과정에서도 죽음의 계곡이 발생하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재단에서 발표한 신약 개발 현황을 살펴보면 유효물질과 선도물질의 연구 주체는 주로 대학이 많은 반면 비임상 이후 사업화 단계에서 연구 주체는 기업이 대다수다.


기술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후보물질부터 임상 2상 시험 단계 R&D 과제를 수행하는 연구 주체는 모두 기업이다. 


사업화 병목 구간의 집중지원 프로그램은 계획돼 있지만, 글로벌 신약개발 자금 조성의 구체 방안은 마련돼 있지 않다. 


정부 주도의 일몰 방식의 종잣돈 지원 방식만으로는 글로벌 신약 개발은 요원하다. 이제는 민간 주도 신약 개발 투자 방법론이 절실하다.


연구개발 단계가 진전할수록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신약 개발의 특성상 임상 단계에 따라 복잡성이 증가하고 생산성이 낮아질 수 있다. 이는 민간 투자를 더 감소시킬 여지가 많다. 


심지어 대기업조차도 글로벌 신약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민간의 자발적 투자는 줄어들고 과소 투자로 인해서 시장실패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임상 3상 시험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하에서 정부의 직접적 보조금 지급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민간의 지속적인 신약 개발 투자를 위해서는 글로벌 신약 개발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는 메가펀드 조성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신약산업은 충분한 기술적인 경쟁력이 있지만, 현 시점에서 임계 규모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 


신약 개발에는 많은 재원이 필요하므로 민간 부분 투자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민간투자 촉진을 위한 정부의 방아쇠 역할 투자가 꼭 필요하다. 


현재 구상 중인 메가 펀드 규모인 1조원보다는 5조원 이상으로 규모의 확대가 필요하고 정부 50%, 국책금융기관 30%, 모태펀드 및 민간 20% 수준의 투자가 적절하다고 본다. 


투자의 규모와 더불어 중요한 것은 메가펀드 성공을 위해서는 민간 중심으로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적극적인 민간의 투자를 장려할 수 있다.


그동안 민간펀드는 단기 투자에 의존하면서 기업들이 급한 라이선스 아웃과 상장에 쫓겼다. 기술을 충분히 성숙시킬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대기업 중심 CVC 펀드와 정부의 메가 펀드와의 적절한 조합과 연계를 통해서 기업이 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 투자 확대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신약 개발 메가 펀드 특별법 제정으로 장기 투자의 법적 근거를 확립해야 한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