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수련제도 내실 강화를 위한 핵심 방안으로 지도전문의 지정이 지목됐다.
그간 인턴 과정에서 특정 진료과에 속하지 못해 책임있는 수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제시됐다.
대신 필수과를 중심으로 각 과별 지도전문의를 지정하고 국가 재정 지원 및 적절한 보상(승진 가산점, 진료 경감, 교육점수, 인센티브), 수련역량 평가 등이 뒷받침돼야 제도가 정착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턴, 관행적인 잡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이사(세브란스병원 내과)는 11일 열린 대한의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인턴 역량의 현실적이고 내실있는 수련교육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며 "적절한 교육과 평가 시스템, 피드백 등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관행적인 잡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 1년제 인턴제도는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지만, 1년이라는 기간이 핵심적인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즉 1년을 2년으로 연장해도 문제점 해결이 요원해 가장 중요한 수련 프로그램의 질 , 내용, 지도전문의 평가, 운영 주체, 재원, 지원 시스템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박 이사는 "수련과정 표준화와 질(質) 개선을 위해 인턴을 전담으로 지도할 책임지도전문의와 지도전문의를 두고 이들을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목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인턴 역량 수련교육 감독관리 제도화 ▲인턴 전담 지도전문의 비용 국가지원 ▲수련병원 격차 해소 모색 ▲수련 프로그램 과정 운영-평가 독립 운영주체 설립 등이다.
의학회와 전문학회의 책임성 강화와 술기교육기관 설립 및 술기교육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와 개별 학회가 책임있게 이를 주관, 관리해 평가하고 술기교육기관 설립 및 술기교육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인턴 수련 정책은 급격한 변화보다 거시적 국가환경 변화와 정기적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필수의료를 살릴 수 있는지, 수련 질에 문제가 없는지는 물론 미래의료를 책임질 후속세대 양성을 관점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배정 5.5 : 4.5, 수련현황 고려하지 않은 관료적 정책"
전공의 정원 배정과 관련된 전문학회들 의견들도 소개됐다. 2024년 전공의 배정은 수련현황과 여건을 전혀 고려치 않은 극단적인 관료위주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해당 의견은 2024년 5월 3일부터 27일, 7월 11일부터 15일까지 2차에 걸쳐 각 전문과목 의견을 취합해 결정됐다.
윤신원 소아청소년과 수련교육이사(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현행 전공의 배정은 수련병원, 전문학회,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모두 상호 불신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의료인력 불균형 해소는 물론 필수의료, 비수도권 지원율 증가 등 모든 측면에서 실효성이 없다"고 힐난했다.
향후 5:5 또는 그 이상으로 강행하면 수련교육 목표에 어긋나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며, 특히 올해 의정사태 상황으로 재고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이에 윤 교수는 "정부가 전문의학회와 충분한 의견 수렴 후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신중한 논의를 거쳐 합의하고 전문과목별 특성, 학회 의견에 따라 합리적인 배정(6:4~ 4:6까지)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현재 학회들 취합된 의견은 ▲미배정 정원에 대한 합리적인 운영방안 마련 필요(미충원 별도정원의 효율적 운영, 만성 고질적 미달과에 대한 합리적 TO정책 필요) ▲탄력정원 시스템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과별 전체TO 총원내 탄력적 운영), 필수과-육성지원과, 전체 TO가 적은 과 등에 대한 절차요건 간소화, 세부내용 완화 등) ▲독립기구 설립 필요성 ▲정원 정책 지도전문의 기준 재고 필요(수련 질 측면) 등이다.
기타 의견으로 정원책정 지도전문의 기준 하향변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는 정책이 진행될 경우 수련의 질(質) 저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겨우 지도전무의 교육(초기-정기)를 모두 이수한 지도전문의 +1년 이상 수련기관 근무경험에서 '+1년이상 수련기관 군무경험'이 삭제됐다.
윤 교수는 "의료사안과 전공의 지역배정은 별개 사안으로 봐야 한다. 의료인력 분포는 개인 상황, 의료인구 분포, 시장원리에 따르는 것"이라며 "수련환경에서 역량있는 전문의를 배출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미래의료는 하향평준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