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보건의료 청사진 '지·필·공 강화'
지역·필수·공공의료 정책 병행 확대…진료현장 반영한 실행 계획이 과제
2026.01.01 07:46 댓글쓰기



이재명 정부 보건의료 정책 윤곽이 국정과제 발표 후 두 달여 동안 구체화되면서 큰 틀은 ‘지역·필수·공공의료(지필공)’ 강화 기조로 정리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월 확정한 123대 국정과제를 토대로 필수의료 기반 확충, 지역의료 격차 해소, 공공병원 기능 강화, 간병비 경감 등 보건의료 전반의 구조 개편 방향을 제시했으며 최근 각 부처가 연이어 구체적 추진 계획을 내놓으며 청사진이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다만 필수의료 붕괴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공공병원 재편 및 수가체계 변경, 지역의료 인력 확보 전략 등이 실제 효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대병원 이관·지역의사제 상임위 통과


우선 정부는 지역의료 격차 해소를 이번 국정과제의 중심 축으로 삼았다. 수도권 대학병원으로의 환자 집중 현상이 심화돼 지방의료원과 지역 거점병원들이 본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립대병원 소관 부처를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고, 공공병원이 없는 지역에는 신규 지방의료원을 설치하며, 지역필수의료기금과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해 취약지 운영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응급·분만·소아과 등 필수진료과 중심 의료인력 배치 강화 및 지역수가제 도입 검토, 공공병원 기능 평가 체계 개편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런 계획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현실화될지는 아직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국립대병원의 보건복지부 이관 문제는 교수 사회에서 강한 반대 여론이 제기돼 왔으나, 11월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관련 법안을 의결,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교육·연구 기능 약화 우려와 함께 복지부 이관이 실제로 공공성 강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향후 전체회의·법사위 등 후속 절차에서 어떤 보완 논의가 이뤄질지가 주목된다.


필수의료 강화 역시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분야다. 응급·외상·심뇌혈관·소아 등 필수진료 분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의료사고 국가책임 확대, 필수과 수가 조정, 고난도 진료 제공 병원에 대한 지원체계 개편 등을 국정과제에 반영했다.


야간·휴일 소아진료 협력체계 확대, 달빛어린이병원·소아응급센터 연계 강화도 추진 계획에 담겼다. 


그러나 필수과 전공의 지원 감소가 지속되고 있고, 지방병원 전문의 이탈이 심화된 상황에서 이런 조치가 실제 인력 회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전공의 기피 원인으로 지적돼 온 수가·보상 구조 문제는 큰 틀의 개선 방향만 제시된 상태이고, 구체적인 재정 배분 기준이나 인센티브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의료계에서는 “수가 구조를 손대지 않고 인력 배치 정책만으로 필수의료 부족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의료 확대 계획은 이번 정부 보건의료 청사진의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정부는 국정과제를 통해 공공의료사관학교 설립 및 지역의사제 도입, 의대 없는 지역의대 신설 추진 등 지역·필수의료 인력 확보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지방의료원 신축 및 확충, 공공병원 기능 재편 등을 포함한 공공의료 기반 강화도 마련됐다.


특히 지역의사제는 12월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법적 틀이 마련됐다. 개정안은 2027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의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 선발전형으로 선발하고,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복무토록 규정했다.


지자체와 의료기관이 일정 기간 근로계약을 맺는 계약형 지역의사제도 운영되며, 선발된 학생은 국가와 지자체 지원을 받게 된다.


다만 시행을 둘러싼 우려는 여전히 크다.


이와 관련,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지역의사제 취지는 동의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 시행을 강행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현실적으로 해당 전형으로 선발된 의사들을 수련시킬 기관도 이들을 지도할 전문의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은 단순히 인프라가 부족한 수준을 넘어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시기다. 준비 없이 추진되는 정책은 의도와는 반대로 젊은 의사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꼴이 될 수 있다”면서 “지도전문의 확충·수련병원 역량 강화·충분한 환자군 확보 등이 선결 조건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공공병원에 공공정책수가 도입과 성과기반 평가체계 적용을 통해 책임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재정 규모나 배분 방식, 지역 간 조정 기준은 아직 초기 논의 단계다. 


지방의료원의 만성적 재정난과 의료인력 확보 문제를 감안할 때 단순한 기관 확충만으로 공공의료 역량을 강화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행 과정 검증과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환자 체감 개선·의료진 근무환경 보완 관건


정부는 일차의료 강화와 지역사회 건강·돌봄 체계 구축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지역사회 주치의 모델 확대, 지자체·보건소 중심의 의료-돌봄연계 시스템 구축, 만성질환 등록·관리사업 단계적 확대, 비대면진료 제도화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농어촌 보건소 원격협진 체계 도입과 공적 전자처방전송 시스템 구축 등은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 정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구조적 기반, 즉 동네의원·중소병원과 지자체 간 역할 분담, 재정 지원 체계, 만성질환 관리 인력 확보, 전자의무기록·데이터 연계 표준화 문제 등은 후속 논의가 필요한 상태다.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 역시 정부가 강조한 영역이다. 


요양병원 간병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건강보험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현재 100%인 본인부담율을 3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 대표적이다. 


급성기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희귀·난치질환 산정특례 확충, 비급여 항목의 급여 전환, 환자 동의 절차 강화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모두 막대한 재정 투입을 전제돼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와 동시에 추진 가능할지에 대한 논쟁이 남아 있다. 


정부는 국고 지원 확대와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의료비 증가 속도가 가파른 상황에서 이런 조치가 장기적으로 제도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반적으로 이번 정부가 제시한 보건의료 정책은 지난 정부보다 지역·필수·공공의료 중심성을 강화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기존 의료체계 불균형과 취약성을 개선하려는 목표가 뚜렷하다. 


하지만 제시된 정책의 상당수는 방향과 원칙 수준에 머물러 있고,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할 세부 실행 방안, 재정 배분 기준, 인력 확보 방안, 의료기관별 역할 조정 등의 요소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필수의료 붕괴가 이미 가시화된 상황에서 인력 부족과 병원 기능 약화가 단기적 조치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은 정부 정책 전반을 관통하는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정부가 청사진을 넘어 실제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 의료기관 운영 현실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 수가·보상체계의 실질적 조정, 공공병원에 대한 안정적인 재정 기반 확보, 필수과 인력에 대한 구조적 유인 체계 마련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평가가 의료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병상과 시설을 확충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 환자가 체감할 수 있는 진료서비스 강화와 의료진 근무 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첫해 제시한 보건의료 개편 방향은 분명히 넓은 범위를 포괄하고 있지만, 실제로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고 의료 접근성을 높이며 필수의료 붕괴를 멈추게 할 수 있을지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험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겨울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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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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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 01.01 14:48
    서울대병원도 복지부로 이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