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교수들 잇단 ‘퇴직금’ 소송···1심 병원 '승(勝)'
서울대·부산대·경북대병원 등 제기, '근로자' 지위 인정여부 쟁점
2021.09.02 06:4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교육공무원과 대학교수를 겸직하는 국립대병원 소속 교수들의 퇴직금 소송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최근 1심 판결이 나온 경북대병원에 앞서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도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심에서 패소한 교수들은 항소했다. 두 기관에서 각각 다른 지위를 인정되기 때문에 대학교와 병원이 각각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1일 법조계와 병원계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교수 12명이 이 병원을 상대로 낸 임금지급 소송에서 원고 측 변호인은 최근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 재판부는 병원 측 손을 들어줬다.
 
경북대병원에 앞서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에서도 유사한 소송이 시작됐다. 
 
서울대병원 소속 교수들은 경북대병원 교수들과 마찬가지로 병원근로자 별개의 지위를 인정, 각각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1심 판결 패소 후 최근 2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가장 먼저 소송이 시작된 만큼, 유사한 다른 판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어 부산대병원 또한 퇴직금 지급을 둘러싼 병원과 교수 측 법정싸움이 진행 중이다. 다만 다른 두 병원과 달리 ‘대학 교수들의 병원 근로자 지위’가 주요 쟁점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립대병원 소속 교수들의 퇴직금 지급 소송을 진행 중인 A변호사는 “국립대학병원 교수들에게 병원 근로자 지위가 부여될 수 있는가 여부가 핵심쟁점인데, 앞서 유사한 사례에서 판례를 살펴보면 이 같은 주장은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다. 최근에는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는데 있어 법원 판단이 완화되는 모습도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학병원 교수의 경우 고연봉과 사회적 지위 등의 인식으로 ‘근로자’와 거리가 멀다는 사회적 정서가 있는데, 관련 법이나 규정을 살펴보면 대학병원 교수들도 엄연히 근로자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대구지방법원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및 경북대병원 겸직교원으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한 교수 등 12명이 경북대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이 사건 원고들은 경북대병원 교수로 재직하던 중 ‘국립대학병원 설치법’이 제정되면서 경북대학교 교수와 경북대병원 임상교수교원을 겸직하게 됐다.
 
같은 시기 해당 법에 따라 경북대 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설립됐던 경북대병원도 별도 법인으로 전환됐다. 교수들은 교육공무원 지위도 부여된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 원고들은 정년퇴직을 하면서 경북대로부터만 퇴직급여를 받았다. 이들은 임상교수교원을 겸직하던 경북대병원 측에게도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경북대소속 공무원과는 별개로 병원 소속 겸직교수 지위에 대해서 각각 퇴직금 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원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임상교수에 대한 징계나 겸직해제 등 인사권이 병원장이 아닌 경북대 총장에게 있다”며 경북대병원 소속 교수들이 교육공무원 신분과 별개로 병원 근로자의 지위를 갖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경북대병원의 규정에는 겸직교원에 퇴직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점도 들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