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부터 시작 대체공휴일···딜레마 빠진 병원들
휴식권·진료권·경영권 등 고민···대형병원·중소병원·개원가 ‘동상이몽’
2021.07.10 04:2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오는 8월 16일부터 적용되는 대체공휴일을 놓고 일선 병원들이 고심에 빠졌다.

다만 빅5 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들과 중소병원, 개원가에 이르기까지 의료기관 종별로 고민의 결은 조금씩 다른 분위기다.

대형병원들의 경우 직원들의 휴식권과 환자들의 진료권 보장 사이에서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있지만 중소병원과 개원가는 경영상의 이유로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빅5 병원 중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정상진료’를 결정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017년 추석 연휴 중 임시공휴일과 지난해 광복절 임시공휴일에도 빅 5병원 중 유일하게 휴진했다. 국립대병원인만큼 정부와 국회 결정에 동참하는 취지였다.

하지만 오는 8월 16일 대체공휴일에는 시간이 촉박한 만큼 외래진료 혼선 방지를 위해 정상진료 하기로 했다.
 
서울삼성병원은 8월 16일 정상진료를 실시한다. 갑작스럽게 대체공휴일이 결정된 만큼 내원 환자들 일정 변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은 아직 정상진료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실정이다.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성탄절 등이 휴일에 걸린 탓으로 올해만 4번의 대체공휴일이 발생하는 만큼 이들 병원은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물론 첫 대체공휴일(8월 16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만큼 예약제로 운영되는 대형병원 특성상 휴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개천절, 한글날, 성탄절의 대체공휴일까지 정상진료를 하기에는 직원들의 휴식권 보장이 고민일 수 밖에 없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임시공휴일은 하루여서 정상 근무를 했지만 이번에는 대체공휴일이라 성격이 다소 다르다”며 “논의 중인 만큼 조만간 진료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8월 16일뿐만 아니라 대체공휴일이 앞으로 4번이나 있는 만큼 한꺼번에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녹록찮은 경영 상황에 깊어가는 시름, 쉬자니 '진료수입' 열자니 '휴일수당' 걱정
5인 미만 사업장 개원가는 대부분 정상진료 예상

중소병원과 개원가는 조금은 결이 다른 고민이다. 진료수익과 휴일수당 등 비용적 관점에서 천착이 깊은 모습이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이래저래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중소병원들이 대체공휴일에 정상진료를 하면 휴일 근무에 따른 추가 인건비를 지급해야하고, 휴진하면 수익 자체가 발생하지 않아 어떤 선택을 하든 부담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로 병원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된 만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대체공휴일은 인건비 부담에 달갑지 않다”며 “대체공휴일 지정에 반대한다기 보다 병원 입장에서 지출이 느는데 이에 대한 보전이 없는 게 문제”라고 호소했다.

대체공휴일 대상이 아닌 5인 미만 개원가의 경우 대부분 ‘정상진료’가 예상된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대체공휴일 4일 대부분 개원가는 정상진료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원가 의사들은 일용직이라고 봐야하고 하루 일을 하지 않으면 경영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며 “5인 이하 사업장은 자율인 만큼 대부분 문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정상진료를 고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동석 회장은 "대체공휴일에 정상진료를 할 경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직원들도 있는 만큼 정상진료 결정에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대체공휴일 지정에 지방의 개원가도 휴진이냐 정상진료냐 고민하는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한 개원가 원장은 “차라리 맘편히 쉬려한다. 휴일 근로에 대한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정상진료도 고민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성토했다.

이어 “휴일이라 환자들이 많이 찾지 않는 상황에 정상진료를 하게 되면 수익도 적고 직원들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체공휴일인 8월 16일은 진찰료와 수술비 등에 공휴일 가산이 적용된다. 기본진찰료와 조제기본료 등은 30%가 가산된다.

사전 예약 등 해당 일에 불가피하게 시행되는 마취 및 수술과 외래에서 시행되는 처치의 경우 50% 가산이 적용된다. 단, 입원은 제외다.

각 의료기관은 환자 본인부담금을 평일과 동일한 수준으로 부과할 수 있다. 이 때 공단부담금은 가산을 적용해 청구한다.

공휴일에도 불구하고 진료비 가산을 하지 않고 평상시와 동일하게 본인부담금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의료법에 따른 영리목적의 환자 유인·알선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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