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패싱? 아동학대 성명 발표 빠진 ‘의협’
병협 등 범의료계 117개 단체 참여···'시간적 여유 없었다'
2021.01.21 06:0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한 아동학대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물론 신 의원실에서 성명서가 급하게 준비됐다는 점도 있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를 감안하더라도 대한병원협회(병협)를 비롯한 범 의료계 117개 단체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아동학대와 관련해서는 정치색이 따로 없고, 의협 산하단체들도 이름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최근 의협이 국민의힘 등 야당과 연달아 간담회를 가졌다는 점도 비판 대상이 됐다.
 
20일 국회·의료계에 따르면 신 의원은 이날 범 의료계 117개 단체와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의협과 함께 의료계 양대 단체로 꼽히는 병협을 비롯해 대한개원의협의회, 일부 지역의사회, 각 학회 등이 함께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신현영 의원실에서 연락이 와 추진한 것”이라며 “아무래도 의료계가 모두 참여하면 입법이 원활하지 않겠느냐는 고려가 있었던 거 같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의협은 해당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신 의원실에서는 의협에 연락을 취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 한 것이다.
 
신 의원실 관계자는 “의협에도 당연히 연락을 취했다”며 “며칠 동안 단체들로부터 회신을 받느라 답변이 온 곳만 넣었는데, 해당 단체들도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최근 의협이 야당과 연달아 코로나19 관련 간담회를 가질 만큼 활동을 하면서도 정치색이 없는 아동학대 관련해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의협 집행부의 정치편향이 또 나타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의협은 야당과 밀착하는 모습을 왕왕 보여 왔다. 지난 15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및 소속 의원들을 만났고, 18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과 코로나19 간담회를 가졌다.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의료계 관계자는 “좋은 정책에는 여야가 없는 것”이라며 “의협이라면 올바른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 편, 내 편으로 나눠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의협 산하단체들이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의협이 궁색해야 할 이유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아동학대와 관련해 이견을 표할 곳이 어디 있겠냐”며 “산하단체도 참여했는데 (의협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참여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검토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의협도 해당 문제에 대해 구상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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